[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필사의 구조작업 중 UDT 1명 순직
입력 2010-03-31 04:49
천안함 침몰 사고 현장에서 선체 수색작업을 벌이던 해군 특수전여단(UDT) 대원 한주호(53) 준위가 순직했다.
군 관계자는 30일 “오후 3시20분쯤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작업하던 UDT 소대장 한 준위가 수중작업 도중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실신한 뒤 인근에 대기 중이던 미군 구조함 살보(Salvo)함으로 호송됐으나 오후 5시쯤 끝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후 같은 증상으로 광양함에서 치료를 받았던 해난구조대(SSU) 요원 2명은 다행히 정상상태로 회복됐다.
한 준위는 함수 부분의 함장실에 진입하기 위한 인도용 밧줄 설치팀 일원으로 참여했으며, 오전에도 해저의 강한 유속과 높은 수중압력 등 열악한 여건에서 구조작업을 강행하다 희생됐다. 해군은 함미 부분을 비롯해 수차례 선체 진입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다만 잠수대원들은 함미 왼쪽 통로쪽에 열려있는 문을 통해 164㎥의 공기를 주입했다.
SSU의 송무진 중령은 “함미 선체가 옆으로 누워 있고 수중에서 손전등을 비춰도 시계는 30㎝에 불과하다”며 “함미 기관부로 들어가는 데는 3∼4개의 격실문을 통과해야 돼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조작업은 새벽 2시와 오전 8시, 오후 2시, 오후 9시 등 네 차례 실시됐다.
해군은 특히 한 준위 순직 직후 조난 잠수함 승조원 구조함인 청해진함을 사고 해역에 긴급 투입키로 했다. 4300t급인 청해진함은 잠수대원들의 수중 탐색시간을 대폭 늘려주고, 저체온증과 호흡곤란 등을 치료해주는 챔버 등을 갖고 있어 이번 실종자 구조활동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합참은 천안함의 항로 이탈 여부와 관련, “그 항로는 지난해 대청해전 이후 북한이 계속 보복을 경고해 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안전 확보 차원에서 백령도 아래쪽 항로를 이용해 왔고, 그 전에도 파고가 높으면 통상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김형오 국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시 수심은 24m로 항해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서 “(사고 원인은) 북한의 기뢰, 한국군이 설치한 폭뢰 그리고 북한군의 어뢰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