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국방·정보위서 본 사고원인… 北 어뢰나 기뢰 공격설·좌초 등 분분

입력 2010-03-30 18:52


해군 천안함 침몰 닷새째인 30일까지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등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도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침몰 원인이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라는 점만 의견을 같이할 뿐 외부 충격의 실체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놨다.

우선 ‘어뢰설’과 ‘기뢰설’이 맞서고 있다.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백령도 인근) 해저에 구릉이 있어 (북한의) 기뢰가 북방한계선(NLL) 밑으로 내려오기 어렵다”며 어뢰 공격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또 다른 국방위 소속 A의원도 “물길의 방향이 북에서 남이 아니라 남에서 북으로 나 있고 사고 해역 지형을 볼 때 기뢰가 떠오르기 어려워 기뢰 폭발로 인한 침몰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도 전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반잠수정에 의한 어뢰 공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어뢰보다는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생존자 58명 중에 화상 환자는 없다”며 “따라서 내부 폭발보다 오히려 기뢰 등 외부 충격에 의한 것 아니었느냐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위 소속 의원들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뢰 공격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보위 소속 한 의원은 “어뢰 공격을 받았을 경우 선체 측면이 크게 파손되는데 이번 경우는 선체가 두 동강나 선미가 가라앉았다는 점에서 어뢰 공격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소수지만 단순 사고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천안함이 노후해 물이 새고 수리가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전에 나가곤 했다는 장병 가족들의 증언이 있다”며 함선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부 의원들은 사고 지역에 해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암초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암초 충돌설을 언급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우연히 흘러온 기뢰라는 주장은 북한의 도발과 비교할 때 가능성이 훨씬 떨어진다”며 고의적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다른 국방위 소속 의원은 “잠수함이나 반잠수정에서 어뢰가 발사되면 곧바로 인지가 가능하고, 당시엔 그런 상황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건 우리 초계함이 기능을 제대로 했을 때의 얘기이지 우발적 상황에서 식별을 못 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