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생존자에 유일한 생명줄…” 함체 내 공기주입 온힘
입력 2010-03-30 19:04
천안함 생존자 구조작업에 공기주입이 마지막 희망으로 떠올랐다.
군과 전문가들은 함정 내 산소 유지량을 계산한 결과, 실종자들의 최대 생존시간을 침몰사고 발생 이후 69시간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생존 한계시간인 69시간은 29일 오후 7시로, 이미 한참 지났다. 그러나 실낱같은 가능성도 포기할 수 없기에 침몰한 함체에 공기를 주입키로 했다.
군은 29일 오후 10시14분부터 27분까지 13분 동안 함미의 깨진 틈을 이용해 산소통 한통 분량의 공기를 주입했다. 주입된 공기량은 3000ℓ(82큐빅피트)로 공기 중 20% 정도가 산소인 점을 감안하면 5시간 정도 호흡할 수 있는 양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30일에도 함내에 공기를 주입했다.
군은 선체탐색 상황을 지켜보며 공기주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빠른 유속 등 사고해역의 사정이 좋지 않아 주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속에 공기를 주입할 경우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나 군은 ‘바가지론’으로 설명했다.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30일 “바가지를 뒤집어 놓았다고 생각해 보자”고 가정한 뒤 “그 바가지의 물이 가득 차 있다면 소용없겠지만 바가지에 물이 반이 차있는 상태에서 공기를 집어넣으면 더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이어 “그런 식으로 만약에 실내에 반 이상 공기가 있는 상태에서 사람이 있다면 공기를 주입했을 때 호흡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또 함내가 격실구조로 돼 있어서 공기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난구조대(SSU) 전문장교인 송무진 중령은 “선체내 밀폐된 공간에는 공기를 집어넣을 수 없지만 노출된 부분에는 공기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면서 “기관실 내에 생존자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 중령은 이어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공기 주입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이 집어넣는 공기는 바다 속 침몰한 함내에 갇혀 있는 실종자들에겐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