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구조 작업 왜 늦어지나… 잠수사에 필요한 ‘감압 챔버’ 사고 현장에 1대 밖에 없어

입력 2010-03-30 22:49


해군이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자 구조 작업에 나서는 잠수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감압(減壓) 챔버(chamber)를 현장에 단 1대밖에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잠수사들은 바다 깊이 들어갔다가 수면으로 갑자기 올라온 뒤 잠수병으로 정신을 잃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잠수사들은 물에서 나온 직후 압력을 낮추는 감압 챔버에 들어가 곧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감압 챔버는 잠수사들이 빠른 시간 안에 다시 구조 작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보조 장비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 사고 현장에 감압 챔버는 하나밖에 없다. 처음 의혹을 제기한 실종자 박석원 중사의 가족은 해군 게시판에 30일 “현장에 잠수병을 치료하는 감압 챔버가 1대밖에 없어 구조작업에 가장 중요한 잠수사를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해 수색이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여러 명의 잠수사들이 계속 돌아가며 구조 작업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감압 챔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이날 “현재 현장에 있는 감압 챔버는 광양함에 있는 것 한 대가 전부”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원래 1대당 1명이 들어가는 게 맞지만 최대 9명까지 들어가도 무방하다. 단시간에 신속히 쓰기 위해 1인용 장치에 여러 사람이 들어가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렸다.

한 실종자 가족은 “낮엔 조류가 빠르고 밤엔 어두워서 못한다는 건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구조에 필요한 기초적인 준비도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가 지연되는 게 아니냐”며 눈물을 흘렸다.

평택=조국현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