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순직한 한주호 준위… 언제나 먼저 다이빙… 사고소식 듣자마자 구조 자원

입력 2010-03-31 00:57

천안함 침몰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순직한 한주호 준위는 책임감이 투철한 참군인이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는 이번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다음날 곧바로 자원해 현장에 도착했다. 지난 35년간 군생활을 통해 다져진 구조 잠수 실력을 활용해 차디찬 바다에 빠진 후배 장병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해보겠다며 직접 나선 것이다.

기술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베테랑급이었지만 오십이 넘은 나이여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 준위는 빠른 유속과 높은 수중 압력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연일 강행군하며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했다. 29일 함수 침몰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부이를 설치할 당시에도 한 준위는 “내가 경험이 많고 베테랑이니 직접 들어가겠다”고 자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30일에는 수심 25m 지점에서 어려운 작업을 마친 뒤 함수 부분 함장실에 탐색줄을 설치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해군 관계자는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는 군인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구조작업에 동참했던 UDT 동기생은 “낮에까지만 해도 서로 몸조심하라고 격려했었다. 그것이 마지막 대화가 됐다”며 애통해했다. 한 준위는 해군 특수전여단(UDT) 최고의 수중파괴 전문가로 국무총리 표창, 국방부장관 표창, 작전사령관 표창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그와 함께 지난해 3월 청해부대 1진으로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퇴치 작전에 참여했던 해군작전사령부 최용수 대위는 “한 준위는 군인은 실전 경험을 갖고 있어야 참군인이라며 청해부대 1진에도 자원했다”며 “군인을 천직으로 여기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최 대위는 “한 준위는 청해부대 1진에 파견된 문무대왕함의 스크루에 로프가 감기거나 이물질이 붙는 것을 점검하는 선저 검사도 자신이 먼저 다이빙할 정도로 열성적인 군인이었다”고 회상했다.

1975년 하사로 임관해 줄곧 UDT에서 근무한 그는 전역을 2년여 앞둔 상황에서 순직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백령도=엄기영 기자

백령도=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