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홀릭’ 한국인, 외모관리시간 늘었다
입력 2010-03-30 18:24
‘일벌레’ 한국인이 변했다. 밥을 먹거나 쉬는 시간까지 쪼개 일에 매달리던 과거와 달리 외모나 건강을 챙기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주 5일 근무제 확산 등 근무환경 자체가 달라지기도 있지만 삶의 질을 중시하는 문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노동시간 줄고, 외모관리 시간 늘어=통계청은 30일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생활시간을 조사한 결과 20세 이상 성인의 하루 24시간 가운데 수입을 위한 노동시간은 평균 3시간38분으로 집계됐다. 2004년(4시간2분)에 비해 24분 줄어든 수치다. 이는 취업자나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에 관계없이 평일과 휴일 근무시간의 평균을 낸 것이다.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취업자만 따로 떼어내 평일 근무시간을 따져도 2004년 6시간59분에서 2009년 6시간51분으로 8분 줄었다.
반면 개인위생, 외모·건강관리(의료) 등 개인유지시간은 1시간18분으로 10분 증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여성보다 남성의 개인유지시간이 늘었다는 점이다. 2004년 1시간4분이던 20세 이상 남성의 개인유지시간은 지난해 1시간16분으로 12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의 개인유지시간이 9분 늘어난 1시간21분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개인관리에 신경 쓰는 남성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20세 이상의 성인은 수면과 식사, 개인유지 등 필수생활시간에 10시간53분을 써 5년 전에 비해 19분의 시간을 더 할애했다. 수면의 경우 7시간48분으로 같은 기간 2분이 늘었고, 식사시간도 1시간47분으로 8분 증가했다.
◇여성의 가사노동 집중은 여전=외견상 삶의 패턴은 달라졌지만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42분으로 5년 전인 2004년보다 6분 증가했다. 그러나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3시간35분으로 같은 기간 5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집안일을 거드는 남성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가사노동의 책임은 여성에게 지워져 있다는 것”이라며 “맞벌이가구에서도 가정관리시간은 남편이 24분인 데 비해 아내는 2시간38분이나 됐다”고 말했다.
맞벌이가구가 아닌 경우 주부의 가사노동시간 집중도는 더욱 심해 남편은 19분, 아내는 4시간11분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독서시간도 갈수록 줄었다. 초등학생의 일평균 독서시간은 22분으로 중학생(11분) 고등학생(7분) 대학생(11분)보다 오히려 많았다. 여가시간에서는 고등학생이 3시간10분으로 가장 적었고, 중학생(4시간1분) 초등학생(4시간30분) 대학생(5시간5분) 순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여가시간 7시간12분 가운데 TV 시청에 47.9%인 3시간27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