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채 50억유로 발행
입력 2010-03-30 18:11
재정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으로부터 불신을 받던 그리스가 50억 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그리스가 최근 유로존(유로 사용 16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공동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시장에 복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AFP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재무부 산하 국채관리기관(PDMA)은 지난 29일 7년 만기 국채 50억 유로어치를 연 5.90% 금리로 매각했다. 그리스 국가채무관리기구의 페트로스 크리스토둘루 대표는 “이번 거래로 그리스는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 수요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금리는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만기가 같은 국채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준이다. 독일 국채 대비 그리스 국채의 가산금리는 2% 포인트를 밑돌았으나 지난해 4분기 그리스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한때 3.96% 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유로존의 그리스에 대한 지원 합의 이후 현재 가산금리가 3.06%로 하락했다. 그리스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낮아지지 않은 수준이다.
이는 유로존의 지원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장래에 대해 시장이 완전히 확신을 갖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 25일 그리스가 더 이상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을 경우 ‘IMF+유로 지원’ 방식의 저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시장전문가는 “유럽연합(EU)의 지지가 없었다면 그리스는 시장에도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자금조달비용(금리)은 그리스에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9일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안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부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경제 및 재정적자 축소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이유였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