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천만에… 新빙하기 올 것”… 기후학자·기상전문가 한랭전선
입력 2010-03-31 01:10
날씨를 다루는 두 종류의 직업이 있다. 주로 연구소 등에서 일하는 기후과학자와 기상캐스터 등으로 일하는 이른바 기상전문가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에 대한 양측의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기후과학자들은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고, 그 주범은 인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런 시각에 대해 기상전문가들은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어 양측 간 미묘한 한랭전선이 형성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조 바스타디는 미국 기상정보업체 ‘아쿠웨더’에서 기상예보관으로 일한다. 그는 지난 1월 앞으로 20∼30년 이상 지구촌에 올 겨울 같은 이상한파 현상이 지속된다는 ‘신빙하기’론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기후과학자들의 온난화 주장을 완전히 반박하는 것이다.
조지메이슨대학과 텍사스대학이 최근 TV 기상캐스터 5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실제 응답자의 절반 정도만이 온난화를 믿었다. 또 3분의 1만이 온난화가 인간의 활동으로 촉발됐다고 답했다. 응답자 4분의 1은 “지구온난화 주장은 사기”라고까지 폄하했다.
‘온난화 불신’은 기후과학자들에 의해 더욱 고조됐다. ‘2035년이면 히말라야 빙하가 녹는다’는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의 보고서가 오류로 밝혀지고, 온난화를 지지하지 않는 논문은 배제하자는 대학 연구소의 책임자급 과학자의 이메일이 공개되면서다.
이들의 시각차는 업무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다. 기상전문가는 일일 날씨를 예측하는 반면 기후과학자는 전반적인 날씨 추이를 분석한다는 것이다. 기후과학자로서 날씨 관련 TV 채널에서 일했던 헤이디 쿨런은 NYT에 “기상전문가들이 대기 속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예측 모델을 쓰는 반면 과학자들은 수십년 뒤의 기후변화를 예상하기 위해 보다 복잡한 모델을 쓴다”고 말했다.
양측의 상호 간극에는 인간적인 갈등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후과학자들은 박사학위가 요구되는 연구소, 대학 등에서 일하지만, 기상전문가들은 학사학위 소지자로 주로 기상캐스터로 활동하고 있어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