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중장기 지원 위한 한국교회 연합 사역 세미나… 현지인 중심으로 구호·자립 돕자

입력 2010-03-30 21:02


지난달 11일 한국교회는 기독 NGO와 함께 ‘한국교회 아이티연합’(의장 손인웅 목사)을 가동했다. 자칫 산발적이고 중복될 수 있는 아이티 구호의 개별 활동을 방지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협력 사역을 일궈내기 위해 주요 교단과 NGO 단체 관계자들이 모인 것이다. ‘아이티연합’은 그동안 아이티 이재민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한 방안을 숙의해왔다.

3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 아이티 중장기 지원 연합 사역 모색’ 세미나는 아이티 현지인의 관점에서 구호 활동의 목적과 의미를 짚어보는 행사였다.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현지인 중심의 구호와 자립 지원을 비롯해 전문 단체와의 연합, 장기적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에큐메니컬 디아코니아’를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박종삼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한국교회의 구호 사역은 교회의 사회공헌도를 보여준다거나 한국식 선교를 고집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확고한 성경적 교훈에 입각해 가난한 이웃의 생존, 복지, 인권을 포함한 영적 구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기의 순수성을 강조한 박 회장은 “아이티 지진 구호의 원칙은 예수님처럼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라며 “전문 지식과 경험을 소유한 구호 전문가와 함께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티의 현실을 역사적 맥락에서 고찰한 이승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는 “아이티 구호에 앞서 그들의 역사와 문화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무는 “아이티 지원의 관건은 아이티 시민들이 주체적인 의식을 가지고 자립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단순 도움보다는 장기적 사회 재건을 바라보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범 기아대책 아동개발사업(CDP) 개발본부장은 실제적인 아이티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 현지 민관군 협의체 구성, 현지인의 참여와 자립을 위한 지속적 지원 등이었다. 박 본부장은 “국내 단체 간 업무 분담과 정보 교환을 통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현지인들이 다른 지역까지 도울 수 있도록 기독교 가치관 정착을 위한 사업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재완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국 과장은 정부 측 계획도 발표하면서 “레오간 등 최대 피해 지역의 인프라와 교육·보건 등 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