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죽지 않고 사는 게 진짜 演技다

입력 2010-03-30 17:46

2008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최진실씨의 남동생인 탤런트 최진영씨가 2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최씨가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고 밝혔다. 최씨는 누나가 죽자 후유증을 깊게 앓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은 심하면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우울증 환자는 본인이나 가족이 그 심각성을 알지 못해 방치할 경우 우발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 쉽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의학의 발달로 약물 치료가 잘 듣는다고 한다. 최씨가 적극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더라면 그 같은 비극은 없었을지 모른다.

최근 연예인의 자살이 부쩍 많아졌다. 그 때마다 청소년들의 모방 자살이 뒤따르기도 한다. 연기와 노래로 대중에게 꿈을 파는 연예인의 죽음은 감수성 예민한 젊은 세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다. 보건복지부의 지난주 발표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국민 1만285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35.1명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특히 사망 원인 중 자살 비율은 20대가 40.7%, 30대는 28.7%나 됐다.

요즘 잘나가는 어느 연예인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사생활이 불편하지 않으냐”는 물음에 “내가 받는 출연료에는 그런 부분에 대한 대가까지 다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연예인들이 이처럼 사인(私人)이기에 앞서 대중의 시선에 둘러싸인 공인(公人)임을 자각한다면 자살 같은 극단적 선택을 선뜻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적 고통이 있더라도 이겨내고 무대로 복귀하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위대한 연기이고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