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 씽씽∼ 곡선도 든든∼’… 쌍용차 2010년형 슈퍼 렉스턴 시승기
입력 2010-03-30 17:24
‘묵직한 느낌, 그러나 세련된 디자인.’
쌍용자동차의 2010년형 슈퍼 렉스턴 RX7 브라운 에디션(3828만원)의 시승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대한민국 1%’를 내건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답다.
외관부터 묵직하다. 무쏘, 코란도의 느낌을 그대로 이어갔다. 차제 길이는 4735㎜로 싼타페 더 스타일(4675㎜)이나 쏘렌토R(4685㎜)보다 훨씬 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앞면 크롬 도금 라디에이터 그릴에 은색을 적용, 고급 이미지를 준 ‘뉴 라디에이터 그릴’과 18인치 대형 휠에 금속 감각의 입체감을 강하게 준 ‘하이퍼실버 휠’ 등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문을 열자 갈색 가죽시트와 콘솔, 럭셔리 우드그레인이 돋보인다. 또 키를 꽂으니 시트가 자동으로 운전하기 적당한 위치로 올라온다. 승하차 편의를 위해 키를 뽑으면 시트가 후방 아래로 내려가도록 한 ‘이지 억세스’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최대 3명까지 체형에 맞게 시트와 아웃사이드 미러 위치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도 장착됐다.
앞뒤 바퀴축간 거리(축거)가 준대형 세단과 비슷한 2830㎜인 만큼 실내공간도 넓다. 카시트에 앉은 아이가 발을 앞으로 놀려도 공간이 한참 남았다.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 컨트롤 패널보드)의 온도조절시스템 등도 조작이 편리하다.
출발은 일반 세단보다 조금 느린 편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빠져나와 강서로 언덕길 오르막에 접어들자 남다른 엔진 출력이 느껴졌다. 2.7ℓ급 XVT 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에 최대토크 41㎏·m지만 벤츠 엔진을 기반으로 한 만큼 힘이 강했다. 특히 일반 세단과 달리 시속 80∼100㎞에서의 가속감이 좋다. 또 바퀴와 지면 접지력이 높은 상시 4륜 구동이어서 올림픽대로로 접어드는 곡선구간 등에서도 안정된 가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동급 모델 최초로 고급 세단에나 적용되는 전방 장애물 감지시스템을 장착해 아파트 등에서 전면 주차 시 편리했다.
그러나 SUV의 한계인 바람소리 등 소음은 크게 개선된 것 같지 않다. 또한 요즘은 보기 드물어진 막대형 도어록 등 일부 디자인도 투박한 면이 없지 않다. 최근 감성적 디자인을 앞세운 투싼ix 등 다른 SUV들과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7∼8인치 내비게이션이 최근 중형 이상 차량의 대세임을 감안하면 4.3인치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것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았다.
다만 각종 친환경 기술을 적용, 동급 최초 저공해 차량으로 인정돼 구입 후 5년간 환경개선부담금이 면제된다.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면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정속 주행이 가능한 ‘에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도 새로 도입됐다. 2010년형 슈퍼 렉스턴 가격은 2735만원(RX5)부터 4070만원(노블레스)까지 다양하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