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하나님] 안용준 천년학이우렁먹는날 대표

입력 2010-03-30 21:51


우렁이 양식 성공했지만

물부족으로 최대 고비

기도하자 지하수 ‘콸 콸’


1988년 국내 최초로 우렁이 양식에 성공했다. 지인의 소개로 당시 일본 규슈 지역에서 유행하던 ‘닝고가이’(우렁이) 양식법을 배워 한국 토양에 맞게 개발했다. 그해 겨울 예상 밖의 사고가 터졌다. 어느 날 갑자기 양식장에 설치된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양식장에 있던 우렁이가 물 부족으로 인해 폐사 직전에 놓인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물이 생명인 우렁이 양식에서 단수는 치명적이었다. 당시 우렁이 양식 사업은 농가소득 증대사업으로 수익성이 높은 작목으로 각광받으며 각종 방송에 소개됐다. 방영 후 농민들은 내게 우렁이 종패를 분양받아 농가 소득사업을 하기 위해 종패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식장의 물 단수 문제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벼랑 끝에 서있는 심정이었다. 나도 모르게 “하나님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기도가 나왔다. 순간 나는 가끔 나가던 서울 영등포 신도감리교회 권오상 목사님이 생각났다. 권 목사님께 즉시 전화를 걸어 위기 상황을 말씀드리고 기도를 부탁했다. 전화를 받고 우렁이 양식장에 도착한 목사님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었다. 권 목사님은 지금 경기도 용인 항공대교회 담임을 맡고 있다.

그런데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기도를 마치고 목사님께서 교회로 가는 도중에 갑자기 양식장에 있는 지하수에서 폭포수 같은 물이 솟아올라오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벼랑 끝에서 날개를 달아 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양식장 지하수 단수 사건이 계기가 돼 예수님을 제대로 만나서 세례도 받았다. 내 삶의 주인이 주님으로 바뀐 것이다. 예수님의 은혜로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알게 됐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 승천, 재림 등에도 확신이 생겼다. 내 안에 견딜 수 없는 기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 후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 가운데 우렁이 양식 사업은 성공하여 100여 농가에 종패를 분양했다. 20년 넘게 농가 소득증대 사업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토속적인 우렁이요리 개발로 국민건강 증진에 힘쓰며 국내 최초로 우렁이 요리 전문 프랜차이즈 ‘천년학이 우렁먹는날’이라는 믿음의 기업을 설립했다.

기업의 경영 이념과 핵심 가치를 선교하는 기업으로 정했다. 경영 철학을 ‘사랑과 나눔’ ‘고객에 대한 섬김’으로 삼았다. 나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믿음의 기업, 우렁이 요리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이익금 중 10의 9조를 어려운 미자립 개척교회를 후원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하나님은 벼랑 끝에서 역사하신다. 우리가 주님을 간절히 사모하고 신뢰하면 벼랑 끝에서 고통은 환희로 바뀐다.

주님의 뜨거운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했다. 지난해 말부터 인천시 부평 사랑밭교회(권태일 목사)에서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믿음의 기업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길 소망하고 있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