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장으로 시장 급변… 음원 가격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10-03-30 17:22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함께 미디어 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음원 가격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실제로 음원 가격은 매체의 도입과 함께 요동쳤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CD위주의 음악시장에서 10여곡 내외가 포함된 앨범 1장은 1만원 대였다. 당시는 음원을 제공하는 음악제작사가 가격을 결정해 유통업체에 넘겼다. 음반 가게와 배급업체 등 유통비를 빼면 음악제작사는 4000∼5000원의 이익을 가져가 50% 정도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음악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인터넷으로 이동했다. MP3와 모바일(핸드폰) 음원으로 재편되면서 음악 가격은 앨범에서 곡 단위로 책정됐다. 또한 디지털 음원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멜론, 도시락, 벅스 등 주요 온라인 음악 사이트와 핸드폰에 음원을 제공하는 SKT나 KTF 등 이동통신사가 가격 책정에 주도권을 잡으면서 1곡 당 600원으로 일괄 책정됐다. 자연스레 유통업체가 취하는 가격이 늘어나면서 음악제작업체가 취하는 수익은 8∼15% 정도에 그쳤다. 음악제작자들은 불공평한 가격이라고 항변했으나 급변된 음악시장을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순수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50%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 음원 가격의 분배 구조는 기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0년이 지난 현재 음악시장은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일대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음악제작자는 그동안 챙기지 못한 음원에 대한 정당한 권리 찾기를 벼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이폰 등 뉴 미디어가 기존 모바일에서의 음원 유통 방식과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경우 와이파이(WiFi)를 통해 음원을 받을 시 스트리밍 방식으로 바로 음원을 제공받기 때문에 데이터 이용료가 부과되지 않아 음악제작사가 받을 수익이 2배로 늘어난다. 예를 들어 현재 이동통신사를 통해서 핸드폰에 1곡당 음원을 600원에 받을 경우 음악제작사의 수익은 120원 정도로 책정된다. 하지만 데이터이용료가 들지 않는 스마트폰에서는 그 2배의 수익을 음악제작사가 챙길 수 있다. 이는 아이튠스에도 마찬가지다.

또한 음악제작자는 음원을 온라인 음악 사이트나 통신회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스마트폰의 응용 프로그램에 제공할 수 있어 가격 책정과 수익 분배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로 보고 있다.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