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자 32명, 생존 가능한 함미 지하에 있었다

입력 2010-03-29 22:15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로 실종된 승조원 46명 중 32명이 바닷물 유입을 막을 수 있는 격실(밀폐) 구조로 된 함정 후미 지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29일 “천안함에 탑승한 승무원의 평소 보직과 구조된 선원의 증언을 토대로 사고 당시 실종자가 머문 것으로 추정된 위치를 밝혀 가족에게 공개했다”고 전했다.

2함대에 따르면 신선준 김종헌 중사 등 13명은 기관부 침실에, 이상희 강현구 병장 등 5명은 후부화장실에, 민평기 김경수 중사 등 5명은 중사휴게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경수 안경환 중사는 각각 보수공작실과 유도조정실에, 손수민 조진영 하사 등 5명은 후타실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승원 하사는 가스터빈실, 장진선 하사는 디젤엔진실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2명이 위치한 기관부 침실과 후부화장실, 중사휴게실, 보수공작실, 후타실은 갑판을 기준으로 선체 후미 지하 1층에, 가스터빈실과 디젤엔진실은 후미 앞쪽 지하 3층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모든 방이 격실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병사들이 사고 당시 바닷물이 유입되기 전 문을 닫았다면 생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잠수요원들이 천안함 함미를 두드렸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14명은 주갑판 중심부 지상 1층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됐다. 배가 두 동강으로 갈라진 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지상 1층 중심부에 위치한 주조종실(MCR)에는 최한권 상사와 김태석 정종율 중사 등 6명이 있었다. 남기훈 상사는 주조종실 바로 앞쪽 장교식당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층 뒤쪽 사병식당에는 이창기 원사와 박석원 중사 등 7명이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금요일 저녁은 휴식시간을 많이 주는 날이어서 병사 대부분이 간단한 점호를 받은 뒤 쉬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평택=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