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56명 구한 해경 경비함정 501함… 고속단정 먼저 출동시켜 신속 구조
입력 2010-03-29 18:50
침몰하는 천안함에서 56명을 구조하는 ‘개가’를 올린 해양경찰청 경비함정 501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500t급 경비함정 501함은 인천해경에 배속된 30∼3000t급 규모의 경비함정 25척 중 중형급에 속한 3척 중 하나이다. 폭 8m, 길이 60.8m로 최대 속력 25노트(시속 약 46㎞)다. 1978년 건조돼 선령 32년으로 상당히 노후한 축에 해당한다.
501함은 26일 오후 9시33분쯤 인천 옹진군 대청도와 소청도 사이 해역에서 경비 활동을 하다가, 해군의 사고를 통보받았다. 해군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해경본부가 사고지역과 가장 가깝게 위치한 501함에 구조를 지시한 것이다.
501함은 12마일(22㎞ 정도)을 달려 42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고영재(55) 함장은 상황이 급박한 만큼 501함이 사고 해역에 도착하기 전에 최고 속도 80㎞ 이상인 고속단정 1, 2호를 먼저 출동시켜 긴급구조가 이뤄지게 할 수 있었다.
오후 10시43분 501함이 싣고 다니는 고속단정 1, 2호가 천안함 승조원 12명과 8명을 각각 구조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 11시2분 고속단정 1호가 12명을 구조했고 오후 11시20분 천안함이 완전히 침몰하기 직전 함장을 포함한 12명을 구조했다. 천안함이 침몰한 뒤 15분 만인 오후 11시35분에는 구명벌(천막 형태의 구명장비)을 타고 사고 해역을 표류하던 12명의 천안함 승조원을 마지막으로 구조해 현장 도착 52분 만에 총 56명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직원 17명, 전경 11명 등 모두 28명을 태운 501함은 평소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대청도 어장의 어로보호 활동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고 있다.
여객선과 어선의 통행이 잦은 연안에서 활동해 구조 경험이 많은 소규모 경비함정과 달리, 501함을 비롯한 광역경비 전문 경비함정은 상대적으로 인명구조 경험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이번 구조실적은 단일 선박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성과라고 해경은 자평했다.
지난 24일 인천해경을 출발해 서해 광역경비에 투입된 501함은 엿새간의 임무를 마치고 29일 인천해경 전용부두로 입항했다.
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