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강력 제기되는 기뢰폭발說이 맞다면… 北서 유입? 6·25때 설치?
입력 2010-03-29 21:55
해군 천안함 침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제기되고 있는 기뢰폭발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군 전문가들 가운데 사고해역에 기뢰가 설치됐을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지만 김태영 국방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기뢰폭발 가능성에 대해 발언을 오락가락해 혼선을 더했다. 김 장관은 서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폭발 원인과 관련한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의 질문에 한국군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가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이 “최근에도 해군이 기뢰제거 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하자 “(한국군 기뢰가능성이)있을 수 있다”고 번복했다.
기뢰폭발설은 두 갈래로 나뉜다. 우선 우리 군이 오래 전에 심어놓았던 기뢰가 천안함이 사고해역을 지날 때 부상해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다. 그러나 백령도 인근은 한미연합훈련 시 실시하는 기뢰부설연습지역이 아니어서 최근 기뢰가 부설되지는 않았다. 6·25전쟁 시 부설된 기뢰가 뒤늦게 폭발했다는 설도 있지만 군 전문가들은 당시 서해안은 연합군이 제해권을 장악하고 있어 굳이 이 지역에 기뢰를 많이 부설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당시 기뢰는 케이블로 폭발시키는 형식으로 설사 심해에 묻혀 있다가 부상해 천안함과 충돌했다 하더라도 선체가 반파될 정도의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가설은 북한이 기뢰를 흘려보냈을 가능성이다.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28일 평택 2함대를 방문한 뒤 “북측에서 뿌려놓은 기뢰가 사고해역에 흘러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기관 제인스 디펜스는 북한이 조류를 활용해 부유기뢰를 흘려보낼 수 있으며 하루 22∼38㎞정도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인스 디펜스는 북한이 소련이 초기에 개발한 ALCM-82, KMD-I/II, M-08, M-26 등 2000여발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1995년부터는 동구와 중국, 러시아로부터 신형 기뢰를 구입했으며 기뢰성능개량을 해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부유기뢰는 육안식별이 가능하고 군함이 아닌 민간선박에 피해를 입힐 수 있어 위험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음향감응식기뢰 설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기뢰는 특정군함의 엔진소리와 스크류 소리를 탐지하면 폭발한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군이 눈치 채지 못하게 기뢰를 부설해놓고 북쪽으로 올라갈 수 있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게다가 기뢰는 일단 파괴된 뒤에는 잔존물을 찾기 힘들어 북한이 부설한 기뢰라는 점을 입증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침몰 원인이 기뢰폭발로 결론지어진다고 하더라도 책임소재를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