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어선이 찾은 함미, 軍은 이틀간 못찾다니…” 질타
입력 2010-03-29 18:31
국회 국방위 질의·답변
천안함 침몰 사고 보고를 받기 위해 29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군의 초동대응과 구조 과정에 문제점이 많다고 질타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군의 일부 실수를 인정하고,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쪽으로 분리돼 먼저 침몰한 함미 부분을 군이 아닌 민간어선이 찾아낸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해군이 사고 발생 후 이틀 넘게 실종된 선원들이 갇힌 선미를 찾지 못하다가, 민간어선이 고기떼를 찾는 기계로 군에 위치를 알려줬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도 “민간어선이 어군탐지기로도 찾을 수 있는 함미를 해군은 이틀 동안 찾지 못하고 뭐 했냐”며 군의 무능함을 거론했다.
김 장관은 “고성능음파탐지기를 갖춘 배가 올라오는데 시간이 걸렸고, 조류가 강해 침몰된 선체가 먼 곳까지 이동해 있어서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선체를 찾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연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해군이 적극적으로 구출작전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 의원 등은 ‘해군 고속정이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했지만 구조작업을 펼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김 장관은 “군과 해경이 협조해 사람들을 신속히 구조했다”고 대답했다.
천안함 폭파 원인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선체가 분리된 상황을 내부적 요인으로 보는 것은 전문가 입장에서 문제 있다고 본다”며 “(어뢰 기뢰 등) 외부적 요인에 비중을 두고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일반적으로 취침시 격실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폭발 충격 지점과 가까운 선원들이 격실을 하지 못했을 거 같다”면서 “결국 모두 침수된 거 같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생존 가능성이 많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마지막까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생존한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군은 물론 민간, 외국의 성공사례 등을 총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종자 46명이 탈출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함정이 60%가 잠길 때까지 20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왜 46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전혀 탈출을 못했을까 의문”이라며 “물이 갑작스레 들어올 때를 대비해 대피 훈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함장의 말에 따르면 (폭발 충격으로) 함정이 별안간 90도로 꺾어졌고, 자기도 붕 날아서 떨어졌는데 좀 있다 깨어나 보니 문이 안보이더라고 하더라”고 밝혀, 당시 폭발 충격으로 탈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한·미 독수리 훈련과 천안함 침몰 사고는 서로 연관성이 없다고 답했다. 한·미 해군이 23∼27일 백령도 인근 서해상에서 미국 이지스함 두 척과 함께 ‘2010 한·미 합동 독수리훈련’을 실시 중이었고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이 훈련 중 발생한 오폭이 아니냐는 일부 보도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