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여, “불똥튈라” 조심조심-야, 초기대응 비판 공세

입력 2010-03-29 18:25


해군 천안함 침몰사고를 둘러싼 여야의 분위기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구조작업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말실수나 돌출행동이 나올 것을 우려해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야당도 정략적 공세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정부와 군의 대응미숙에 대한 비판수위를 서서히 높여갔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라며 “사고 원인을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근거 없는 예단이나 추측, 그리고 유언비어는 실종자 구조와 사고원인 규명에 혼란을 주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두 번, 세 번의 아픔을 줄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사고 원인을 두고 각종 설이 난무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이다.

박순자 최고위원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면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더러 정보를 통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일이 원만하게 해결된 적이 거의 없다”며 “사고 규명을 위해 최대한 정보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중앙당 상황실을 통해 국방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당 최고위원과 국방위원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사건 종료 때까지 유지키로 했다. 특히 안 원내대표가 이날로 예정돼 있던 충북 방문을 연기하는 등 지방선거 관련 일정을 최대한 자제했다.

야당 역시 생존자 구조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면서도 여론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초기대응 및 사고원인 등을 놓고 공세적인 모드로 전환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전날에 이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을 촉구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국방위와 정보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군함정침몰진상조사특위를 구성했다. 민주당 우윤근 원내부대표는 “31일 해군함정 침몰과 관련한 긴급대정부 질의를 하자고 여당에 요구했고, 아울러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한 해군함정침몰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진상규명 촉구가 자칫 정치공세로 비쳐질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해 최대한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초계함 폭발 침몰사고에 대한 정부와 군의 불투명하고 석연치 못한 행태에 대해서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시 한번 국회에 초당적으로 진상 규명과 대책 수립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