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실종 中 반체제 인사 가오즈성 살아있다

입력 2010-03-29 19:12

‘언불유충(言不由衷·속마음을 이야기 하지 않고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로 1년여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44)과 전화 통화를 한 가족과 친구들은 그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가오즈성은 28일 갑자기 부인 겅허(耿和)씨 및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홍콩 명보가 29일 보도했다. 친구이자 인권변호사인 리허핑(李和平), 텅뱌오(騰彪), 판자웨이(潘嘉偉) 등이 전화를 받았다. 판자웨이는 “가오즈성이 28일 밤 미국에 있는 부인과도 통화했다”고 전했다.

가오즈성은 이들과 통화에서 자신이 여러 곳을 돌아다녔고, 현재 불교 은둔지로 유명한 산시(山西)성의 산악지역 우타이산(五台山)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년 전 이미 석방됐고 몸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과도 재회하고 싶지만 나 스스로 곤란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현재 법에 의해 언론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인과 친구들은 그가 사실상 구금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판자웨이는 “가오가 통화에서 시종일관 자신의 구체적인 위치를 밝히지 않았고, 친구들이 찾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면서 “누군가 감시를 하고 있고, 행동에 자유가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가오즈성은 지난해 2월 4일 갑자기 자택에서 종적을 감춘 이후 행방이 드러나지 않아 공안 당국에 의해 강제 연행, 모처에 구금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지하교회와 파룬궁(法輪功)을 옹호하고 농민권익을 위해 변호해오다 2006년 말 국가체제 전복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