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국고채 금리 널뛰기 왜?
입력 2010-03-29 18:34
국고채 금리가 불안하다. 올해 들어 오르고 내린 진폭만도 0.68% 포인트에 달한다. 국고채 시장으로 돈이 쏠렸다가 빠지기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얘기다.
29일 채권시장에서 거래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92%로 지난 주말보다 0.08% 포인트 급등했다. 연초 4.44%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8일 3.76%까지 주저앉은 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 한주 동안에도 0.1% 포인트가 넘는 급등락을 거듭했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팀장은 “올 들어 국고채 금리가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고채는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경기 전망이 좋아지거나 시장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 몸값이 치솟고(금리 하락), 그 반대의 경우 떨어진다(금리 상승).
최근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경기회복 신호가 약해진 탓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금리정책 관련 당국의 시그널과 정책 간 괴리를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이 결국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시장이 기획재정부의 힘을 확인하게 됐다”며 “재정부 당국자의 출구전략 검토 발언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가능성 발언에 채권시장이 요동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커진 변동성에도 국고채 금리는 당분간 저공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중수 후임 한은 총재 체제로 재정부 측 힘의 우위가 확인된 데다 발행 주체인 정부 입장에서 발행비용이 낮을수록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친기업 정부 입장에선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도 중요한 이슈”라며 “금리를 낮게 운용하면 외국인들의 채권 투자유인도 떨어져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방어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사후적으로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만 그 정도 시나리오로 시장을 운용하려면 리스크(위험)가 더 클 수 있다”며 “거시경제, 물가안정, 국제수지라는 3가지 목표를 모두 만족시키는 정책수단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