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방치할 수 없는 비만 인구 증가

입력 2010-03-29 18:14

국내 비만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988만명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 25.0 이상인 비만인이 324만명(32.8%)으로 나타났다. 2007년보다 3%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여성보다 남성의 비만율이 크게 늘어 30대 이상 남성은 모두 40%대를 넘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고콜레스테롤증, 요통, 관절염, 암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성인병의 주범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에선 비만인의 수명이 평균 20년 단축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그런데도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지나친 음주, 운동부족, 폭식,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특히 20, 30대 비만의 증가는 패스트푸드 등을 통한 지방과잉섭취가 주요인이란 분석이다.

소아청소년 비만도 큰 문제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지방세포만 커지는 성인 비만과 달리 지방세포 수도 늘어나기에 성인기 고도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열량 섭취는 늘어나는데 비해 과도한 학업과 컴퓨터 사용 등으로 운동과 야외 활동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2007년 10%대를 돌파해 세계 최대 비만국인 미국의 15%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비만은 개인에겐 질병을 불러오고 사회적으론 노동생산성 저하와 의료비 등의 비용을 증가시켜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선진국들이 앞 다퉈 비만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비만 예방엔 개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 적절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와 금주, 운동 등 좋은 생활 습관을 몸에 익혀야 비만을 극복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다양한 비만 퇴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비만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을 선진국들은 보여주고 있다. 우리 정부의 비만 예방 대책은 너무 약하다. 좀 더 입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책 수립에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