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 채무건전성 우려

입력 2010-03-29 18:34

가계대출에서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제2금융권의 신규대출 비중도 최고 수준에 육박해 채무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 제2금융권 대출자는 상환능력 이상으로 대출을 많이 보유한 경우가 많아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할 우려가 커 주의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신용정보(이하 한신정) CB연구소가 발간한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0%를 기록했다. 카드, 카드론, 저축은행, 캐피탈 등에서 대출한 금액의 비중은 2008년 1분기 이후 하락을 거듭했으나 지난해 6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10%대를 넘어섰다.

특히 신규대출 중 25%가 제2금융권에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고였던 2007년 하반기 수준에 육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대출 보유자 가운데 40% 이상이 제2금융권의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금융권 대출의 경우 상환능력 등 심사가 덜 까다로워 주로 신용 중·하위 등급이 이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주로 은행을 이용했던 신용 상위등급(1∼3등급)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위등급의 제2금융권 대출 이용률은 2004년 3.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5%까지 증가했다.

한신정은 “대출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은 그대로인데 부채 규모가 커지고, 특히 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고 부실화 가능성이 큰 제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 가계 채무의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며 “가계부채의 잠재 부실이 감지되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