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국제 하늘길 경쟁 점화

입력 2010-03-29 18:46


‘하늘길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에 잇따라 취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선 확대와 함께 저가항공사 이용객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항공은 29일 한·일 양국 단독 노선인 김포∼나고야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월 인천∼오사카 취항 후 인천∼기타큐슈, 인천∼방콕, 김포∼오사카에 이어 5번째 국제선 정기노선을 개설하게 됐다.

김포∼나고야 노선은 항공사가 취항지역, 운항횟수, 일정 등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다른 국제선과 달리 양국의 심사로 운항권을 얻은 후 취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저가항공사로서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제주항공은 이들 노선 외에도 김포∼하네다 노선 등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에어부산도 이날 부산∼후쿠오카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며 첫 국제선 취항을 시작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코드셰어)을 통해 부산∼후쿠오카 노선에 하루 2차례 운항한다. 다음달 26일부터는 부산∼오사카 노선 취항도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인천∼방콕 노선 취항에 이어 다음달 20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운항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국제선 부정기편을 운항한 데 이어 27일에는 일본 고치현과 정기노선 개설 및 관광교류를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 정기노선 취항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저가항공사들의 잇따른 국제선 취항으로 일본 노선의 경우 일본항공(JAL)의 대규모 감편에도 불구하고 하계 기간 주 56회로 운항횟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저가항공사들의 국제선 확대와 함께 이들 항공사가 운항하는 국제선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4월 김포∼오사카 노선 탑승률은 58%였으나 현재 같은 노선에 대한 다음달 예약률은 72%에 이른다. 인천∼기타큐슈의 경우 지난해 4월 탑승률이 36%에 불과했으나 현재 예약률은 75%로 2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새로 취항한 김포∼나고야 노선의 다음달 예약률 역시 74%를 기록 중이다. 실제 탑승률이 예약률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이용률이다.

에어부산 역시 첫 취항하는 국제선인 부산∼후쿠오카 예약률이 80%대를 기록하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말 방콕 노선 취항 후 1월 94%, 2월 95%로 높은 탑승률을 기록 중이고, 다음달 예약률도 90%를 훌쩍 넘긴 상태다.

저가항공사들은 국제선 취항이 경영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신종인플루엔자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제선 취항이 연기되면서 저가항공사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국제선 취항이 이어지고 탑승률 역시 증가 추세에 있어 초기 비용 부담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