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 전기차 양산 체제…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10-03-29 18:53
저속 전기자동차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다음달 14일부터 저속 전기차에 대해 도로운행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속 전기차는 안전문제 등으로 공원이나 골프장 내부 도로 등에서만 운행돼 왔다.
저속 전기차는 최고속도 60㎞/h 이내, 총중량 1361㎏ 이하 근거리 이동용 전기차다. 서울시는 자동차 관련 법령 개정안이 발효되는 30일 운행구역을 지정할 방침이다.
CT&T는 저속 전기차 ‘이존(e-ZONE)’에 대한 예약판매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상용화된 납축배터리를 사용하면 한번 충전으로 60㎞를 달릴 수 있고, LG화학 및 SK에너지와 개발 중인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면 100㎞를 운행할 수 있다. 가격은 납축배터리 전기차가 1529만원, 리튬배터리 전기차는 2424만원으로 책정됐다.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중량은 580㎏이다.
CT&T 관계자는 “충남 당진공장에서 연간 1만대 생산이 가능하고 올해 국내에서 22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존을 업무용 차량으로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CT&T는 최근 SK네트웍스와 전기차 정비서비스에 관한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도 체결했다.
AD모터스는 다음달 말 부산모터쇼에서 저속 전기차 ‘오로라(Aurora·가칭)’를 선보이고 본격 양산 및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차량에 일반충전기가 탑재되어 있어 가정용 220V 전원에서도 충전할 수 있고 리튬배터리 사용시 한번 충전으로 최대 120㎞까지 주행할 수 있다.
AD모터스는 이를 위해 연 8000대 생산 규모 공장을 최근 경기도 화성에 준공했다.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중량은 560㎏이며,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저속 전기차 운행 관련 자동차책임보험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보험개발원 및 금감원과 협의를 마쳐 4월 10일쯤 관련 상품이 개발돼 판매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고속 주행 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한 완성차 업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8월 15일 사상 첫 양산형 전기차 ‘i10’을 시범 보급한 뒤 2011년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리튬배터리와 49㎾ 전기모터가 장착돼 한번 충전으로 160㎞까지 주행할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전기차 관련 인프라 등 정부 지원책이 구체화되는 대로 2012년쯤 본격 양산 및 시판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