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자 서희경, 세계 1인자로 우뚝 서다…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 KIA클래식 우승
입력 2010-03-29 18:01
‘고우순(1994년)-안시현(2003년)-이지영(2005년)-홍진주(2006년)-신지애(2008년)-송보배(2009년)-서희경(2010년).’
‘국내 최강’ 서희경(24·하이트)이 한국여자골프 일곱 번째 신데렐라에 등극했다.
서희경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 리조트 & 스파(파72·662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클래식(총상금 17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박인비(21·SK텔레콤)와는 무려 6타차 완승이었다. 우승 상금 25만5000달러.
스폰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서희경은 올 시즌 한국군단에 첫 우승을 선사하며 LPGA 투어 사상 15번째 비회원 챔피언이자 18번째 비회원 우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희경은 2006년 10월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홍진주에 이어 스폰서 초청 선수로는 3년 5개월여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선수로도 기록됐다.
한국 선수로는 비회원으로 우승한 것은 고우순-안시현-이지영-홍진주-신지애-송보배에 이어 서희경이 일곱 번째다. 서희경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지난주 40위에서 2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서희경은 2008년 중반까지 신지애에 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2008년 8월 하이원컵 SBS채리티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의 물꼬를 튼 서희경은 하반기에 무려 6승을 쓸어담았고, 지난해에는 5승을 올리며 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을 석권해 명실상부한 국내 1인자로 자리 잡았다.
‘지존’ 신지애가 한국 무대를 평정하고 LPGA 투어에 진출, 지난해 상금왕에 오른 데 이어 서희경도 미국 본토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수준이 세계 정상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LPGA 정식 멤버가 아닌 서희경이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진출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서희경이 당장 LPGA 멤버에 가입한다면 94번째 시드를 받아 이번 시즌 나머지 대회와 내년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올해에 LPGA 멤버로 가입하지 않을 경우에도 내년 경기 출전권을 갖는다.
서희경은 “꿈만 같다. 아직 우승도 실감이 안 난다. 올해에 할지 내년부터 할지는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희경은 내달 1일 개막하는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KLPGA 전년도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출전한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