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자 말씀을 만나자] ‘예수 닮은 교회’로 가는 실천 대안들

입력 2010-03-29 17:19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김두식 지음/홍성사

교회 속에 세상은 어떻게 비치고 있는가. 또한 세상은 교회를 어떻게 보는가. 이 책은 ‘법조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법학자 김두식 교수가 본 한국 교회의 자화상이다.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 등으로 법조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김 교수가 지금까지 기독교인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슬픔과 절망, 희망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목사를 구약 시대의 ‘제사장’으로 받아들이며 하나님의 대리자로 여기는 한국 교회 현실에서 신학자나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가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저자의 신앙 양심은 한국 교회를 지켜만 보고 있게 하지 않았다. 처음엔 성경답지 못한 교회에 대한 절망과 분노에서 글을 써내려갔지만 퇴고를 거듭하면서 교회다운 교회, ‘예수 있는’ 교회를 ‘기대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마음으로 원고를 다듬어 나갔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은 여느 교회 비판서와 다르다.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픔을 느끼며 읽다 보면 어느새 성경으로 돌아가 예수의 뜻을 담은 교회, 예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은 ‘희망’이 품어지게 된다.

특히 그간 이사, 임지 변경, 유학 등을 이유로 여러 교회를 다닐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독특한 신앙 경험은 사변적이거나 학자연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철저히 평신도로서 느낀 교회의 여러 모습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다른 교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우리 교회 이야기, 내가 다니는 교회 이야기다.

이 책에서 특히 눈여겨볼 점은 인문학적·신학적·문학적·경험적 요소를 총동원해 ‘교회다운 교회, 예수 있는 교회’를 위한 문제 제기는 물론 ‘공동체적 대안’까지 제시한 점이다. 비판 일변도가 아니라 애정 어린 비판과 함께 건설적인 제안까지 담겨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또한 그가 제안한 작은 실험들은 뜻있는 이들의 노력이 결집되면 교회 안에서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것들이기에 기대된다. 예수께서는 ‘∼을 해볼래?’라고 제안하지 않으셨다. 실천을 강조하며 ‘∼하라’고 명하셨다. 실천이 따를 때 한국 교회에 희망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제안한 내용을 교회와 믿음의 공동체에서 실험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저자는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으로 저소득 빈곤층 이웃들을 돕는 일에 이 책의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02-333-5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