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 골프(49)

입력 2010-03-29 09:59

새봄 골프의 솔루션, 기뻐하고 감사하라.



열심히 연습장에서 칼을 간 골퍼나 창고에 녹슨 칼(클럽)을 쳐박아둔 골퍼나 모두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던 지난 겨울 내내 봄을 매우 그리워했을 것이다. 봄이 되면 연습을 잘 하였든 게을리 하였든 모든 골퍼들이 필드에서 쉽게 상처를 받는데 웅크렸던 마음과 몸이 잘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라운드마다 실망스러운 스코어를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라운드를 기록하는데, 통계에 따르면 3~4월의 스코어는 연중 평균타보다 1~4타가 높았다. 아무래도 초봄의 라운드에 실수가 더 많았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았다.

티샷: 몸통 회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고, 초반에 훅이 잦았으며, 일년 중 OB가 가장 많았다. 그래서 몸을 잘 풀지 않고 첫홀 티샷을 한 후회가 많았다.

우드: 토핑이 많았고, 볼이 오른쪽으로 밀리는 경우가 잦았다.

아이언: 훅이 잘 나고 피니시가 부족했으며, 오른팔로 때리는 실수가 많았다.

어프로치: 웨지 사용시와 맨땅에서 토핑이 많았고 거리조절 실수와 샷이 짧았다.

퍼팅: 그린이 많이 느린 상태로 첫 퍼팅이 짧은 경우가 많아 쓰리 퍼트를 자주 했다.

그래서 나는 새봄의 라운드에는 다음과 같은 10개의 전략을 골퍼들에게 권장한다.

1. 서두르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라.

아직도 생체리듬이 익숙하지 못할 때이니 골프장에 일찍 도착해서 퍼팅연습도 하고, 연습스윙과 스트레칭도 충분히 해서 첫홀 티샷을 할 때 충분히 워밍업이 되어 있어야 한다. 날씨가 추우면 라운드 전 가벼운 온욕을 하는 것도 좋은 지혜이다.



2. 거리를 잊고 방향을 잡아라

봄철 라운드는 일년 시즌의 탐색전이다. 장타자라도 방향이 틀어지면 숲속에서 다람쥐와 친하게 된다. 탐색전에 죽기살기로 장타 날리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평소보다 10% 거리 덜 낸다는 마음 먹고 그립을 10% 짧게 잡고 스윙하면 방향성은 확실히 좋아진다.

3. 홀에 가까이 갈수록 더 집중하라

스코어의 60%가 60야드 안쪽에서 나온다. 아마추어가 18홀 내내 집중을 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홀에 가까울수록, 특히 짧은 퍼트를 놓치지 않도록 더욱 집중해야 한다.

4. 굴릴 수만 있다면 굴려라

필 미켈슨의 고탄도 어프로치는 관람용이지, 아마추어의 실전용은 아니다. 누렇게 힘없이 누워 있는 잔디에서의 고탄도, 고난도의 어프로치는 축구의 자살골 같은 실수를 유발하기도 한다. 어프로치는 칩샷이나 피치&런으로 안전하게 굴리는 게 최고다.

5. 조금 더 길게 퍼팅하라

그린을 초봄에 잘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무래도 그린의 스피드가 많이 떨어지고 시즌보다는 표면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조금 더 길고 과감하게 퍼팅하라.

6. 동반자의 플레이와 비교하지 말라

동반자의 플레이에 영향받지 말라. 너는 너, 나는 나대로의 스타일이 있으니, 시즌이 무르익을 때까지는 내가 가장 마음 편한 방법으로 플레이하는 게 좋다.

7. 자신의 실수에 관대하라

아마추어들은 첫홀 티샷 실수 후, “오늘도 안되는군” 하고 지레 속단한다. 누구라도 한 라운드에 핸디캡 2배 정도의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실수 후에 자학하는 골퍼들은 연속 실수의 노예가 된다. 그냥 웃고 넘기자. 웃고 치며 연속 OB를 내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8. 만용도 포기도 하지 말라

설사 티샷이 토핑되어 아주 짧았더라도 고수들은 거리를 만회한다고 3번 우드를 휘두르지는 않는다. 또한 티샷이 OB가 나도 결코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큰 사고 후에는 집중해서 보기로 막고, 작은 실수 후에는 무리하게 파를 하려고 만용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9. 심7 기3으로 승부하라

초봄에는 여러 가지 사유로 찬란한 기술이 잘 안 먹힌다. 봄 골프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쳐야 한다. 나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라운드에 적용한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절대로 큰 위기에 몰리지 않는다는 게 내 경험이다.

10. 행복한 골프를 함께 즐겨라

오랜 세월이 지나면 스코어는 기억에서 사라지고 단지 매너만 남게 된다. 동반자와 함께 기쁨 충만의 행복 라운드를 하려면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배려해야 한다. 게리 플레이어가 남긴 명언처럼 행복한 골프가 최고의골프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

<골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