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침묵하는 北… “우리는 무관” 신호인 듯

입력 2010-03-28 19:33

북한은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침묵하고 있다. 그동안 서해상에서 남북간 교전이 발생한 직후 “남측의 도발”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성명을 즉각적으로 발표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부는 북한이 침묵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사고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은연중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8일 “사고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의 경우 북한의 소행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현재까지의 정부 판단”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북한도 이번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북한의 개입 여부에 따라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원인규명”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정부는 북한의 동향 파악에 주력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 측 인사가 29일 경의선을 통해 930명, 동해선을 통해 30명이 각각 북한으로 들어갈 예정인데, 출·입경도 통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금강산 지구 내 우리 측 부동산에 대한 조사도 28일 실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나흘째 진행됐다. 북한은 지난 25일 남측 부동산 소유자들을 소집한 뒤 지금까지 현대아산을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이산가족면회소 등의 부동산을 조사했고 오는 31일까지 나머지 부동산에 대한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99년 6월 15일 1차 연평해전 때는 교전 발생 5시간5분 뒤에, 2002년 6월 29일 2차 연평해전 때는 5시간35분 뒤에, 지난해 11월 10일 대청해전 당시에는 4시간53분 뒤에 각각 “남조선이 무장도발을 감행했다”는 요지의 주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