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 “배 낡아 늘 수리한다 했다”

입력 2010-03-28 19:33

군 당국은 해군 천안함이 자체 결함으로 침몰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배가 낙후돼 위험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진상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휴가나 외박을 나온 승조원으로부터 “배가 고장이 잦아 고치느라 다른 일을 못 한다” “천안함이 너무 위험해 타기 싫다”는 말을 수차례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 이기식 정보작전처장은 27일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에 대해 “함정 바닥에 원인 미상으로 파공돼 침몰됐다”고 공식 발표했을 뿐 함정이 낡아 침몰했을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도 “통상 이런 사고는 (원인을 규명하는 데) 상당 기간이 걸린다”며 “다양한 얘기가 돌고 있지만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릴 때까지 기다려 주기 바란다”고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21년이나 된 배를 왜 출항시켰는지 모르겠다”고 원망했다. 실종된 김태석 중사의 누나 김효순(52)씨는 28일 “해군이 실종자 가족을 상대로 ‘배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지만 이는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동생이 경남 진해에서 배를 수리하느라 출항을 못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김 중사의 형도 “늘 배를 수리한다는 말을 동생한테 들었다”고 했다.

평택=김수현 노석조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