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탐색·실종자 수색, 왜 늦어지나… 바다 밑 갯벌 수준의 흙탕물
입력 2010-03-28 22:20
정부가 침몰한 해군 천안함 탐색과 실종자 수색에 애를 먹고 있다.
수색작업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 해역의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28일 오전 사고 해역에 투입된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은 입수 3분 만에 탐색작업을 중단했다. 군 관계자는 “생각보다 유속이 빠르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욱 심해져 탐색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군은 27∼28일 모두 9차례에 걸쳐 SSU 특수요원들을 투입했으나 실질적인 수색작업에는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SSU 요원들은 고무보트에 의지한 채 파도와 씨름하며 수색작업에 임했다.
사고 해역은 시계(視界) 25㎞, 파고 1∼2m 정도로 날씨는 양호하지만 침몰지역이 백령도와 연평도 사이에 위치해 있어 수중 물살이 상당히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바다 밑은 흙탕물을 일으키는 갯벌 수준이어서 물속에서 한 치 앞도 안 보인다는 게 해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둘째 선체 침몰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점도 수색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천안함이 두 동강 나면서 선체 뒷부분(함미·艦尾)은 폭발 수분 만에 가라앉았고, 앞부분(함수·艦首)은 서서히 침몰하면서 빠른 조류에 떠밀려 침몰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들은 “바다의 경우 육상과 달리 주변에 고정된 지형지물이 없기 때문에 배가 침몰하면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상대적으로 무게가 덜 나가는 함수는 거센 물살 때문에 4마일(6.43㎞) 정도 휩쓸려 내려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이 사고 해역에 기뢰 탐색함 두 척을 급파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고 해역에는 해군 함정 10여척이 수색작업을 펼쳤다. 해군 함정들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의 바다 곳곳에 정박한 채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 위치를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셋째 최원일 함장 등 생존자들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구조된 것도 원인이다. 생존자들이 명확하지 않은 진술은 상황 파악을 더욱 힘들게 했다. 생존자들 일부가 내부 폭발이 아닌 외부 공격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점도 그렇다.
넷째 선체 인양은 침몰 원인을 밝히는 데 필수조건이지만, 천안함의 무게가 1250t에 달해 인양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도 문제다. 인양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02년 제2 연평해전 당시 격침된 130t급 고속정 참수리 357호는 천안함의 약 10분의 1 규모지만 침몰 53일, 인양작전 17일 만에야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