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알라위, 2석차로 이겼다… 총선결과 91석대 89석 과반 안돼 연정 모색

입력 2010-03-28 20:36


이라크 총선은 단 2석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끈 시아-수니파 정당연맹체인 ‘이라키야’가 총 325석 중 91석을 확보해 1위를 차지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외신들이 27일 보도했다. 집권당인 법치국가연합은 89석으로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이 원한 건 ‘평화’였다=이라크 총선 결과는 누리 알 말리키 현 총리가 이끌고 있는 법치국가연합의 퇴조, 시아-수니파 정당연맹체인 이라키야의 약진으로 압축된다.

법치국가연합은 지난해 1월 지방 선거에서 14개 주 가운데 9개 주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해 압승을 거뒀지만 불과 1년 만에 제2당으로 전락했다.

무장세력의 잇단 폭탄 공격에 노출되는 등 치안상 허점을 보였고, 후세인 정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수니파 정치인 400여명의 총선 출마를 가로막는 등 시아파와 수니파 간 갈등 해소에 역행했다는 점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아-수니파 간 종파 갈등 해소를 내건 이라키야의 총선 승리로 이라크 전쟁 이후 시아파가 장악하던 정치 역학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알라위 전 총리는 시아파 정치인이지만 총선 직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등 수니파 아랍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이란의 이라크 내정간섭에 대한 비판도 자제했다.

◇캐스팅보트 쥔 INA=알라위 전 총리는 총선 결과 발표 직후 아랍과 이슬람권에서 이라크 지위를 복원할 정부를 조속히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 정부 출범을 위해서는 30일 안에 신임 총리를 지명하고 40명에 이르는 내각 명단을 작성해 과반 찬성으로 의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 기한 내에 인준을 받지 못하면 총리 지명권과 내각 구성권은 다른 정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

과반 의석에 미치지 못하는 이라키야는 이라크국민연맹(INA), 쿠르드연맹 등 다른 정당 연맹체를 대상으로 정치적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정치적 제휴에 성공할 경우 알라위 전 총리는 오는 6월 차기 총리직을 꿰찰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법치국가연합 또한 다른 정당과 제휴를 추진 중이어서 이라키야의 집권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로이터 통신은 반미, 친이란 강경 시아파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 정파를 포함한 INA가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INA는 빈곤층의 지지를 받아 70석을 확보했다.

만약 새 정부 출범 시기가 지연될 경우 정치공백이 장기화돼 이라크 치안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