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느는데… 기업들 지배구조 개선 의지 의문
입력 2010-03-28 18:46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이 이사회 의장을 사내이사들에게 맡기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26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권오철 중국 법인장을 새 대표이사로, 김종갑 현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처음 분리한 것이지만 전임 최고경영자(CEO)가 사내이사로서 상근하면서 의장직을 맡는 체제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지성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가 되고 이윤우 부회장은 공동 대표이사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옮겼다. LG전자와 LG화학은 이사회 의장이 지주회사 ㈜LG의 강유식 부회장이다.
이들 기업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견제 기능 면에서 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포스코는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뽑았다. KT&G도 주총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금융지주회사들도 지배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김각영 전 검찰총장을 신임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한지주 역시 전성빈 서강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각각 뽑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이팔성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대신 강희복 사외이사를 선임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국제경제기구들이 권고하는 최선의 이사회 지배구조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되 의장을 사외이사에 맡기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