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일제히 새 출발… 밤 10시 ‘채널 전쟁’

입력 2010-03-28 14:51


31일 오후 10시 리모콘 전쟁이 시작된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수목 드라마가 일제히 새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MBC는 저조한 시청률로 굴욕을 맛본 수목 시간대에 ‘개인의 취향’으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반면 ‘추노’의 인기를 ‘신데렐라 언니’로 이어간다는 KBS와 ‘검사 프린세스’로 건강한 로맨틱 코미디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는 SBS의 각오도 만만찮다.

색다른 매력과 독특한 줄거리를 내세우는 신상 드라마 3편 중 시청률 승자는 누가 될까. ‘개인의 취향’은 톱스타 손예진과 ‘꽃남’ 이민호 캐스팅에 성공해 세 편 중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영화 ‘백야행’에서 어둡고 파괴적인 이미지를 연기했던 손예진은 ‘개인의 취향’에서 엉뚱하고 깜찍한 박개인 역을 맡았다. 박개인과 티격태격하며 로맨스를 벌이는 건축사 전진호로는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민호가 분한다.

사건은 전진호가 프로젝트 때문에 게이로 속이고 개인의 집에 세입자로 들어가면서부터 발생한다.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계획을 세우는 전진호와 규칙 없이 얼렁뚱땅 살아온 박개인이 한 집에 살면서 ‘사건사고’를 만들어간다. 이새인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며, ‘게이 남자친구를 갖고 싶은 여자들의 로망’을 코믹한 터치로 그려낸다.

‘신데렐라 언니’에서도 주연배우들은 파격 변신한다. 밝고 착한 이미지의 문근영은 냉소적이고 까칠한 송은조를 연기한다. 은조는 남자 없이 못살아 여러 남편을 전전하는 엄마(이미숙) 밑에서 따뜻한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불행한 아이다. 엄마의 재혼으로 같이 살게 된 구효선(서우)과 대립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간다. ‘피아노’ ‘봄날’ 등 정통 멜로를 보여준 김규완 작가의 작품이다. 무겁고 묵직한 분위기로 절절한 러브 스토리를 들려준다.

‘검사 프린세스’는 영화 ‘금발이 너무해’와 비슷한 설정이다. 꾸미는 걸 좋아하고 정치나 사회 정의에는 관심 없는 ‘된장녀’ 마혜리(김소연)가 성숙한 검사로 성장해가는 로맨틱 코미디다. 전작 ‘아이리스’에서 강인한 북한 여전사를 연기한 김소연은 아이큐 168로 사법고시를 단번에 패스해 26세에 검사가 된 혜리로 분했다. 혜리는 밖에만 나가면 남자들의 구애를 받을 정도의 외모와 재벌에 준하는 건설 회사를 운영하는 집안의 ‘엄친딸’이다. ‘개념’만 빼고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녀는 훌륭한 검사가 될 수 있을까. 그녀와 충돌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서인우 역에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박시후가 맡는다. ‘찬란한 유산’으로 착한 드라마 신드롬을 일으킨 진혁 PD와 소현경 작가의 후속작이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