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다시 없도록 기도를”… 용산참사 유가족, 여의도순복음교회 감사 예배
입력 2010-03-28 22:14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종려주일인 28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서초동 사랑의교회, 명일동 명성교회를 차례로 방문해 그동안 한국교회가 보여준 사랑에 감사를 표했다.
유가족인 전재숙 집사와 유영숙 김영덕씨 등 3명은 이날 중재 실무를 맡았던 최헌국 김종생 목사와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 4부 예배에 참석, 조용기 원로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조 목사는 예배를 마치기 전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소개했다. 성도들은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조 목사는 “용산참사가 났을 때 우리교회 성도들이 많이 기도하고 헌금했었다”면서 “이렇게 우리 교회를 찾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다시는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자”고 덧붙였다.
예배 후 유가족들은 본당 1층 비서실에서 조 목사를 만나 환담했다. 조 목사는 유가족 3명의 손을 마주잡고 위로했다. 조 목사는 “불의의 사고로 생명까지 잃은 이번 일은 너무나 불행한 일”이라며 “이번 일이 끝까지 잘 해결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전씨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구속 상태에 있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님들의 더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유가족들은 사랑의교회와 명성교회 예배에도 참석해 성도들의 따뜻한 위로와 환영을 받았다.
유가족들의 이번 세 교회 방문은 지난 1년여 동안 용산참사 가족들을 꾸준히 도운 한국교회의 사랑에 감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유가족들 사이의 이견으로 미뤄지다가 이날 고난주간을 맞아 전격적으로 교회 방문이 이뤄졌다. 당초에는 유가족 5명이 방문하려 했지만 2명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모두 참석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유가족들의 정신적인 고통이 아직도 큰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용산참사가 발생한 이후 적극적으로 개입, 중재 역할을 해왔다. 봉사단은 지난해 6월 15일 용산참사 문제 해결에 나서,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를 중재자로 서울시와 용산참사범대위원회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해왔다. 그사이 정운찬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두 세 차례 종교계에 중재를 요청했고 결국 지난해 12월 30일 타결됐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그동안 수시로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만났으며 구속자에게 영치금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위로했다. 또 유족 자녀들과 구속자, 상가세입자 자녀 22명에게 올 상반기 학비를 지원했다. 또한 용산참사 유가족과 경찰 가족에게 위로금을 전달했으며 사망자에 대한 묘지 비용까지 부담하는 등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교회의 중재 활동은 철거민 유가족과 경찰관 유가족 사이의 응어리도 씻어내는 데 기여했다. 지난 1월 29일 한국교회희망봉사단 통합 총회에서 양측은 처음으로 서로 화해와 용서의 손을 내밀었다.
용산 참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9명의 구속자들에 대한 2심 재판이 있었고 지난 1월 20일 정부에 제출한 3명의 수배자 선처를 위한 탄원서도 계류 중이다.
김종생 목사는 “향후 구속자와 수배자에 대한 선처가 절실하다”며 “법이 허용하는 한 최대의 관용을 베풀어 따뜻한 사회에서 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선 신상목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