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한땀 한땀 여인네 이야기가 녹아 있고… 한국국제퀼트협회 전
입력 2010-03-28 17:49
“하나, 둘, 셋…. 아줌마들이 모입니다. 20대 새댁부터 70대까지 나이 차이는 있지만 손에는 바느질감이 들려 있습니다. 서로 입담을 과시하듯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손은 쉴새없이 바느질 땀을 뜹니다.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몇 초간의 침묵이 흐릅니다. 다시 바느질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혹자는 쓸데없는 수다라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바느질은 가정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안에 무언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주전자처럼 좋은 것을 채우고 나눌 수 있는 사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퀼트 단체인 한국국제퀼트협회(회장 고재숙) 회원 강혜영씨가 올해로 15회를 맞는 전시회를 앞두고 쓴 짤막한 독백이다. 한땀 한땀 천을 누벼가는 동안 마음속에 사랑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움터온다는 그 말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국제퀼트전이 서울(31일∼4월6일·서울 공평갤러리), 대전(4월19∼21일·평송청소년수련원), 수원(4월23∼28일·경기도문화의전당), 천안(5월1∼4일·천안시민회관)을 순회하며 열린다. 전국 투어 형식으로 열리는 전시회에는 고재숙 협회장의 ‘꽃피는 정원’(사진)을 비롯, 1년에 걸쳐 형설지공을 들인 130여점의 작품이 걸린다(02-561-9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