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가족, 종려주일에 교회 감사 방문

입력 2010-03-28 16:23

[미션라이프]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종려주일인 28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서초동 사랑의교회, 명일동 명성교회를 차례로 방문하고 그동안 한국교회가 보여준 사랑에 감사를 표했다.

유가족인 전재숙 집사와 유영숙, 김영덕씨 등 3명은 이날 중재 실무를 맡았던 최헌국, 김종생 목사와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 제4부 예배에 참석, 조용기 원로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조 목사는 예배를 마치기 전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소개했다. 성도들은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조 목사는 “용산참사가 났을 때 우리교회 성도들이 많이 기도하고 험금했다”면서 “이렇게 우리교회를 찾아줘 감사하다. 다시는 용산참사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를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예배 후 유가족들은 본당 1층 비서실에서 조 목사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조 목사는 유가족 3명의 손을 마주 잡고 위로했다. 조 목사는 “불의의 사고로 생명까지 잃는 이번 일은 너무 불행한 일”이라며 “이번 일이 끝까지 잘 해결되게 하시고, 또 남은 이들에도 축복하셔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 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전씨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구속, 재판중”이라며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더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유가족들은 사랑의교회와 명성교회 예배도 참석해 성도들의 따뜻한 위로와 환영을 받았다.

유가족들의 이번 세 교회 방문은 지난 1년여 동안 용산참사 가족들을 꾸준히 도운 한국교회의 사랑에 감사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유가족들 사이에서 감사 표시에 대한 의견이 있어오다가 이날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당초에는 유가족 5명이 방문하려 했다. 하지만 두명이 몸이 좋지 않아 같이 참석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목사는 유가족들의 정신적인 고통이 아직도 큰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30일 타결된 용산참사 문제에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 역할을 해왔다. 봉사단은 지난해 6월15일 용산참사 문제에 개입하기로 결의하고, 인명진(갈릴리교회) 목사에게 중재를 요청해 서울시와 용산참사범대위원회 사이에서 조정 역할을 해왔다. 그 사이 정운찬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두 세 차례 종교계에 중재를 요청했고 지난해 연말, 협상 끝에 타결을 보았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을 만났고 구속자에게는 영치금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위로했다. 또 유족 자녀들과 구속자, 상가세입자 자녀 22명에게 올 상반기 학비를 지원했고 용산 참사 유가족과 경찰 가족에게 위로금 전달과 사망자에 대한 묘지 비용까지 부담하는 등 물질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교회의 중재 활동은 철거민 유가족과 경찰관 유가족 사이의 응어리도 씻어내도록 했다, 지난 1월29일 한국교회희망봉사단 통합 총회에서 이들은 서로 악수를 청하며 화해와 용서의 손을 내밀었다.

용산 참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동안 9명의 구속자들에 대한 2심 재판이 있었고 지난 1월 20일 정부에 제출한 3명의 수배자 선처를 위한 탄원서도 계류 중이다.

김종생 목사는 “향후 구속자와 수배자에 대한 선처가 절실하다”며 “법이 허용하는 한 최대의 관용을 베풀어 따뜻한 사회에서 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미션라이프 국민일보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