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헌신으로 목회 내조하는 아내에게

입력 2010-03-28 17:25

아버지 학교를 졸업하며 사랑하는 당신에게…!

2006년 10월은 우리에겐 유난히도 잊지 못할 해와 달인 것 같소. 왜냐하면 우리가 만나 결혼 이후 기도로 힘을 합하여 가장 큰 일을 치러냈기 때문일 것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나서 이 땅에 처음으로 주님과 함께 샬롬교회를 개척했으니 앞으로 이보다 더 큰 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려.

IMF 이후 거지가 되다시피 하여 전기도 없는 강원도 산속에서 둘이 움막 같은 토담집을 짓고 아궁이에 나무를 때가며 살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얼마나 나은 생활인지 모르오. 지금까지 잘 참아준 당신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더욱더 당신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오.

이번 아버지 학교를 통해 편지 쓸 기회를 얻어 당신에게 그동안 애 많이 썼다는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소. 당신의 기도와 내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없다고 감히 단언하오. 누구나 다 결혼하면 어머니가 되지만 당신은 좋은 아내, 좋은 어머니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봐요.

나 같은 남편 만나 고생을 많이 하여 그런지 얼굴에 기미 주근깨가 보일 때면 마음속으로 미안한 생각뿐이라오. 결혼 10주년이면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도 못하였고 15주년에는 꼭 가자고 해놓고 또 어기고 내년이면 20주년인데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오. 남 앞에서 초라한 행색을 보이면 안 된다고 남편인 나를 위해서는 양복을 선뜻 사주고 구두도 새것으로 사주던 당신을 보며 너무도 이기적이었던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구려. 난 당신을 위해 구두 한 켤레, 옷 한 벌 사준 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일 때 쓴 편지에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적은 구절을 보고 나는 감동하고 말았지요!

성경 잠언 19장14절은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고 말씀하고 있지요. 그래서 나는 늘 당신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확신하고 있소. 고은이와 동엽이를 낳아서 지금까지 잘 키워준 것도 모두 당신 덕택이라 생각해요. 우리 훌륭한 부모가 되어 하나님께 보답합시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 우리 서로 건강하고 더욱 노력해서 아름다운 교회와 가정을 만들어 나갑시다. 학교 공부가 끝나면 당신 일을 더욱더 많이 도와줄 생각이오. 시간이 없어서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말 안 해도 아! 하면 어! 하고 알아차리는 당신이기에 길게 쓰지는 않겠소! 당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못난 남편 고은이&동엽이 아빠가.

김정하 전도사(샬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