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택, “심대평黨과 합당 안한다”… 하루만에 번복
입력 2010-03-26 19:00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이규택 대표의 좌충우돌 합당 코미디가 하루 만에 막을 내렸다.
이 대표는 26일 오전 SBS 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와 합당에 대한 얘기는 했지만 합당서 같은 건 없었다”며 “너무 앞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한나라당과의 무조건 합당은 절대 안 된다며 1∼2주 내 국민중심연합과 합당 절차를 마무리짓겠다고 선언한 데서 한 발 물러선 듯 보였다. 그러면서 “한나라당과의 굴욕적인 합당은 반대한다”며 “일부 지도부는 한나라당으로 갈 지 몰라도 많은 당원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불과 2시간 뒤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는 “국민중심연합과의 합당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딱 하루 만에 합당을 없던 일로 만든 것이다. 회의에서 많은 참석자들이 ‘태생적 뿌리를 한나라당에 두고 있는 미래연대가 합당을 하면 한나라당과 해야지, 다른 당과 어떻게 하느냐’, ‘당장 불이익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봐야지 소탐대실하지 말아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4선에 한나라당 최고위원까지 지낸 이 대표가 혼자 탈당해 남기보다는 결국 한나라당으로 함께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한나라당은 합당을 하는 경우 후보를 추가 공모하기로 결정했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미래희망연대의 출마자들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합당은 7월 전당대회에서 의결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출마 희망자들은 탈당 뒤 개별 입당 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래연대에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해 온 이들은 출마 기회가 박탈될까봐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강력 반대해왔다. 이 대표 역시 당의 대표로서 선거를 준비해온 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한다는 점을 가장 부담스러워했다는 점에서 미래연대의 분당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분석이 많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