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박지성·이청용 ‘적’이 된다… 맨유·볼턴, 프리미어리그 격돌

입력 2010-03-26 18:07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22·볼턴 원더러스)이 이번 주말 적으로 만난다. 태극마크를 달고 뛸 때는 절친한 선후배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승점 추가가 절실한 소속 팀 승리를 위해 반드시 서로를 넘어야 한다.

◇박지성·이청용 활약 필요한 맨유와 볼턴=맨유와 볼턴은 28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이청용 홈 구장인 영국 볼턴 리복 스타디움에서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각각 7경기씩을 남긴 양 팀의 현재 상황을 보면 두 사람이 이번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보인다. 맨유(승점 69)는 팀 순위 1위를 달리고 있으나 2위 첼시(승점 68), 3위 아스날(승점 67)에 종이 한 장차 앞서 있다. 맨유, 첼시, 아스날이 똑같이 31경기씩 치른 상태여서 남은 경기 하나하나가 정규리그 우승 여부와 직결된다. 맨유 입장에서 볼턴 정도는 아무리 원정 경기라 해도 반드시 이겨줘야 한다. 박지성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맨유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14위 볼턴(승점 32)은 아직 2부 리그 강등 사정권에 있다. 다음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려면 최소 17위는 해야 하는데 현재 17위 웨스트 햄(승점 27)과 승점 5점차, 18위 번리(승점 24)와는 승점 8점차다. 볼턴은 맨유전 이후 아스톤 빌라(7위), 첼시, 토트넘(4위)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만나야 한다. 볼턴으로서는 맨유전에서 무승부 승점 1점만 추가해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중위권 이하 팀들을 상대로 3∼4골이 기본인 맨유와 비기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볼턴은 득점의 핵 이청용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박지성-이청용 첫 맞대결=이청용은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박지성 출전 여부는 이청용만큼 확실하지는 않다. 맨유가 오는 31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 경기를 치르는 점이 변수인데 박지성의 최근 체력적, 기술적 컨디션을 볼 때 볼턴전 출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박지성, 이청용이 그라운드에 나선다면 두 선수간 첫 번째 맞대결이 된다.

지난해 10월 맨유와 볼턴간 시즌 첫 정규리그 승부 때는 박지성이 부상 여파로 출전하지 못했다. 최근 맨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는 박지성이 만일 원래 포지션인 왼쪽 날개로 출전할 경우 상대 팀 오른쪽 날개인 이청용과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농이 섞인 입씨름도 있었다. 이청용이 지난 주말 정규리그 경기 뒤 “맨유전에서 지성이 형이 살살 해줬으면 좋겠다”고 애교를 부리자 박지성은 “요즘 (맨유, 첼시, 아스날의) 우승 경쟁이 치열한데 청용이가 자살골 하나 넣어주길 바란다”며 되받아쳤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