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함을 집안 가득히… 봄을 입히세요

입력 2010-03-26 17:38


돈 안들이는 ‘’봄 인테리어’ 이렇게…

목련 꽃망울이 굵어지는가 했더니 며칠 전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혹독한 추위, 폭설 등으로 우리를 힘들게 하던 겨울이 마지막까지 심술을 부리고 있다. 뒷걸음질치는 봄 때문에 감질나는 가족들을 위해 집안을 화사하게 꾸며보자.

계절감을 살려 집을 꾸미고 싶지 않은 주부가 어디 있을까. 돈도 많이 들고 솜씨가 없어 마음만 태산이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이지은씨(blog.naver.com/rx7girl)는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인테리어 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홈드레싱(home Dressing)을 추천했다.

“홈드레싱은 말 그대로 집에 옷을 입힌다는 개념입니다. 큰 시공 없이 가구를 다시 배치한다든지 멋진 소품을 매치하거나 포인트 벽지 등을 활용해 집을 꾸미는 것이지요.”

인테리어라고 하면 거창해 엄두가 나지 않던 이들도 집에 봄옷을 갈아입힌다고 여기면 감 잡기 쉽겠다. 두꺼운 코트를 벗듯 난방을 위한 용품을 정리하는 것으로 봄 인테리어는 시작된다. 두꺼운 커튼, 털방석, 무릎덮개 등은 거실에서 치우자.

겨우내 입던 검정 투피스에 하늘하늘한 스카프 하나 두르면 봄 분위기로 변신하듯 집 꾸밈도 마찬가지. 소파 전체를 밝은 색으로 바꿔 주기 힘들다면 밝은 색 쿠션 몇 개만 놓아보자. 침실도 베개 커버만 바꿔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좀더 큰 변화를 원한다면 거실이나 방의 한쪽 벽면만 풀 바른 벽지나 접착식 벽지로 발라 보자. 도배가 자신 없다면 시트지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요즘은 그래픽 시트지들이 나와 마치 예술가가 벽에 그림을 직접 그린 듯 연출할 수 있다. 또 벽에 그대로 칠하면 되는 페인트도 다양한 색상으로 나와 있어 이용할 만하다.

이씨는 “인테리어 소품은 서울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 길 등 인테리어 매장이 모여 있는 곳에서 시시 때때 하는 재고정리나 타임 세일을 활용하면 알뜰구매를 할 수 있다”고 알려 준다. 장판, 벽지 타일 등 자재는 서울 주교동 방산시장이나 논현동 자재거리를 추천했다.

매일 입는 옷도 잘 어울리는 색상을 찾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 한해에 한두 번 손질하는 집은 손보기가 더욱 어렵다.

J. SUN 디자인스튜디오 강정선 대표는 “올봄에는 핑크 레몬옐로우 파스텔그린 바이올렛 등이 포인트 컬러로 쓰이는데, 이 중 3가지 이상을 한 공간에 과감하게 쓰는 것이 트렌드”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컬러를 쓸 때 두려워하는 편이지만 올해는 용기를 내보라”고 부추긴다. 아이보리색 벽이라면 포인트 벽지는 레몬옐로우로 하고, 쿠션은 바이올렛, 보조 탁자나 러그는 파스텔그린으로 하라는 것.

“레몬옐로우 바이올렛, 이런 색들은 원색도 아니고 포인트 색상으로 쓰면 큰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어서 몇 가지 색을 같이 써도 어지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 넣게 되지요.”

머리로는 끄덕여지지만 ‘정말 그게 멋있을까’ ‘촌스럽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봄옷으로 갈아입은 인테리어 매장을 찾아 눈으로 확인해보자. 한샘인테리어 잠실(02-3430-6900)·논현(02-542-8558)·방배(02-591-2300)·분당(031-719-3100)점, 서울 논현동 LG 디스퀘어갤러리(02-2037-0001) 등은 거실 침실 서재 어린이방 주방 등을 실제로 꾸며놓고 있어 ‘감’을 익힐 수 있다. 집 근처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도 도움이 된다.

눈으로 봐도 자신이 서지 않는다면 봄의 대표주자 꽃과 식물을 집안으로 불러들이자. 푸른 잎이 싱싱한 작은 화분 몇 개, 화사한 꽃꽂이를 현관 신장, 거실 탁자 위에 올려 놓으면 집안이 풋풋해진다.

까사스쿨 플라워 전문가 과정 교육팀 허윤경 과장은 “버들강아지, 꽃눈이 달린 목련 등 굵직한 나뭇가지 몇 개를 화기에 모아 꽂으면 예술작품 같은 멋을 즐길 수 있다”고 일러준다. 이런 것들은 오래 가서 경제적이기도 하다. 허 과장은 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식탁에 과일 야채를 활용한 센터피스를 장식해보라고 추천한다. 비타민 컬러의 레몬이나 당근, 파프리카, 컬리 플라워 등은 색감이 싱그러워 환절기 입맛 잃은 가족들 식욕을 돋워 주는 데 도움이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