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동 목사 “진리 지키려 맞설 때 인생의 위기마다 지혜가 길 열어줘”
입력 2010-03-26 21:26
구미상모교회 김승동(62)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언론회 대표를 맡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교회언론회는 ‘한국 교회 전체를 세우고 기독교의 진리를 사수하는 단체’다. 그는 그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의 수장이다. 2008년엔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성을 부정해 한국 교회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던 SBS의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맞서 한국 교회 SBS 사태 대책위원장을 맡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단군상 특별대책위원장도 8년간이나 역임했다. 이 때문에 그에겐 언제부턴가 ‘강성 목사’란 딱지가 붙었다.
최근 칼럼집 ‘지혜력’을 발간한 그를 만났다. 그는 “외부에서 위협을 해오고 도움이 필요한데도 외면당할 때가 많았다”며 한국 교회를 향한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혜력’은 인생의 위기 때마다 길잡이가 되어준 하나님의 지혜에 대한 묵상 40꼭지가 담겨 있다. “SBS 사태가 원만히 타결된 것도 그렇고 지금까지 내가 승리한 걸 자랑하기보다는 하나님이 가르쳐준 지혜를 말하고 싶었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단군상 대책위를 맡았을 때도 무작정 강하게 나간 게 아니라 밀고 당기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SBS 대책위를 맡았을 때도 그런 과정을 반복했다. 외부의 공격에 대해 무작정 맞서 싸우기만 한 게 아니다. 지난해 5월 한국교회언론회 주최 ‘한국 교회를 위한 긴급제언’ 포럼에서는 목회자들의 자성과 회개를 촉구했다. 이 모든 활동의 배후엔 하나님의 지혜가 있었다.”
그는 1997년 한 교계 잡지에 정식으로 등단한 수필가이기도 하다. 시도 여러 편 썼다. 학창 시절엔 수필집이나 시집을 끼고 살았을 만큼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문학만이 아니다. ‘사랑도 많고 눈물도 많은 목사’라는 소문에서도 그의 인간미는 드러난다. 경북 지역 불교계 인사들과도 교분을 가질 만큼 타종교에도 너그러운 편이다. 하지만 “주님의 진리가 훼손되거나 나에게 맡기신 양떼가 미혹 당할 때는 생명을 건다”고 그는 고백했다.
4∼5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구미상모교회의 장애인 사역은 이제 주일학교, 중고등부, 장년부로 나눠서 할 만큼 커졌다. 김치·연탄 나누기는 구미는 물론 안동 청도 김천 상주 등 경북 지역 전체로 확대됐다.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을 돕고 신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일도 오래 된 일이다. 교회는 여전히 부채를 안고 있고 IMF 환란에 금융 위기까지 겪었지만 사역 축소는 김 목사에게 당치도 않는 얘기다. “돈을 못 쓰는 게 바보지.”
내년이면 구미상모교회 목회 20년을 맞는 김 목사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마스터플랜은 없다. 그냥 젊을 때 밟은 액셀러레이터를 계속 밟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목회 철학은 ‘주님의 뜻이라면 아멘하는 교회’다. 그의 목회지는 지금까지 중소도시였지만 그의 목회 영역은 늘 한국 교회 전체를 아울렀다. 한국 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그의 열정적인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