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피란민 애환 서린 부산 도심 산복도로, 국내 최장 순환도로망으로 만든다

입력 2010-03-25 20:46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부산 도심의 산복도로(山腹道路)가 연결돼 국내 최장의 순환도로망으로 조성된다.

부산시는 25일 서구와 중구, 동구, 부산진구, 사상구 지역 해발 100m 안팎의 산복도로 35.3㎞를 잇는 순환도로망을 구축하는 내용의 ‘산복도로 르네상스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산복도로는 산중턱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도로로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부산에 몰려 산 중턱에 판자촌을 형성하면서 생긴 도로다.

순환도로는 구덕산, 구봉산, 수정산, 엄광산의 산허리를 순환하게 된다. 순환도로가 구축되면 현재 단절된 동서대∼경남정보대, 부산구치소∼세원사거리, 부산시립정신병원∼서구 꽃마을 등 1.55㎞가량이 모두 연결된다.

시는 내년부터 순환도로망 구축사업에 나서 2011년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또 급경사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덜어 주기 위해 부산 영주2동 부산터널 위∼망양로 구간 450여개 계단길에 우리나라 최초로 현수식 계단이동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동구 안창마을과 감천2동에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재생건축가 디오니시오 곤살레스의 재생건축 상징공간인 ‘곤살레스 리젠타운’을 조성하는 한편 산복도로 문화관과 산복도로 아트타운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냉전시대 대표적 산물인 산복도로를 세계 평화와 도시재생의 역사적 기념물로 보존 및 발전시키기 위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현민 시 미래전략본부장은 “산복도로는 한국전쟁의 산물이기 때문에 일단 부산시가 먼저 사업을 시작하되 국가적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사업이 완료되면 개발 추진 중인 북항재개발 사업과 연계, 도심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