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호미로 그은 밑줄

입력 2010-03-25 19:39

문무학(1947~ )

한 평생 흙 읽으며 사셨던 울 어머니

계절의 책장을 땀 묻혀 넘기면서

호미로 밑줄을 긋고 방점 꾹, 꾹, 찍으셨다.

꼿꼿하던 허리가 몇 번이나 꺾여도

떨어질 수 없어서 팽개칠 수 없어서

어머닌 그냥 그대로 호미가 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