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문화법인 ‘도서관의 창조적 운영’ 콘퍼런스… 교회 도서관 운영은 미래 위한 복음투자

입력 2010-03-25 21:48


“지역사회를 위해 거저 준다는 마음으로 운영하십시오. 그러면 교회도 자연히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은 1990년대 작은 교회들로부터 시작됐다. 2000년대 들어 대형 및 중견 교회들에 의해 수준 높은 도서관들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엄두를 못 내는 교회들을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문화법인과 문화선교연구원이 25일 오후 서울 동숭교회에서 ‘소통과 만남의 공간, 교회 도서관의 창조적 운영’ 콘퍼런스를 열었다. 총회문화법인이 이어오고 있는 ‘문화목회 2.0’ 연속 콘퍼런스의 일환이다.

이날 모범 사례로 은광교회(이동준 목사)의 ‘김종대목사기념도서관’과 문래동교회(유영설 목사)의 ‘반딧불어린이도서관’이 소개됐다. 은광교회의 김종대목사기념도서관은 은평구에 도서관이 전무하던 1993년 문을 열었다. 보유 장서 3만2000여권 중 어린이 책이 57%이며 문학, 심리, 자기계발, 역사, 요리는 물론 무협지와 만화책까지 갖췄다. 3700여 가구가 회원으로 가입했을 만큼 이용이 활발해진 데는 다음달로 163회를 맞는 월례 독서토론회도 큰 역할을 했다.

은광교회 이병수 부목사는 “도서관을 통한 직접적 선교는 하지 않지만 노방전도를 나갔을 때 ‘아하, 도서관 있는 교회’라는 반응이 많아지는 등 교회에 긍정적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2004년 개관한 문래동교회의 반딧불어린이도서관은 66㎡ 규모에 9700여권의 책을 가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유아책이 60%, 어린이용이 30%다. 등록 가정은 620여 가구. 교인들은 매년 도서 구입을 위해 책 1권값(1만원)을 헌금해오고 있다.

이 도서관의 특징은 연간 300여회 열리는 문화교실이다. 역사탐구, 빛그림 공연, 생활과학교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읽기 등 다양한 주제여서 지난해 참가 인원이 58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이날 발제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전문 사서의 필요성이다. 문래동교회 유 목사는 “유급 사서를 채용해 책임감과 지속성을 유지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사단법인 행복한아침독서 한상수 이사장은 “어린이의 이용 빈도가 높은 점을 감안, 어린이 책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면 더 좋다”고 말했다. 또 동녘교회 변경수 목사는 “투자한 만큼 이용자를 교인으로 만들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사람들에게 ‘저 교회가 우리 동네에 있어서 참 좋다’는 말을 듣는 데 만족해야 한다”면서 “그러다 보면 복음 전파와 교회 성장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고 말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