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사령관 “지도부 교체·식량난 등 北 불안사태 가능성 대비”

입력 2010-03-26 00:14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24일 “2012년 이후 한반도의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이 한국군에 넘어가도 주한미군 전력의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이날 미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군이) 별개의 독자적인 작전권을 행사하거나 또는 한국군에 홀로서기를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양국은 오히려 전작권 전환을 바탕으로 미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적합한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더욱 밀접한 전략적 협조와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확장된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을 제공하는 걸 포함해 한·미 동맹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의 합동참모본부(JCS)가 작전권을 리드하게 되며, 새로 창설될 미국의 한국사령부(KORCOM)가 지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프 사령관은 “전작권이 전환될 경우 한·미 양국은 한미연합사(CFC)를 해체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바탕으로 서로 독립적이지만 상호 보완적인 한국과 미국의 군사령부가 세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프 사령관은 또 “북한의 불안(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북한의 처참한 중앙집중식 경제와 황폐한 산업, 불충분한 농업 기반, 영양 부족 상태의 군과 주민, 핵 프로그램 개발, 갑작스러운 지도부 교체 가능성 등이 불안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 경우에도 한·미 양국은 전투에서부터 인도적 지원 작전, 대량살상무기 제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갈등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샤프 사령관은 자신했다.

그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략적 목표를 ‘생존과 정권 유지’로 파악하면서 “핵무기 프로그램 구축을 추구하는 것도 정권 생존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래리 닉시 박사는 “전작권 전환의 이행 여부는 남북한이 그 시점에 처해질 내부 사정에 의해 영향받을 수 있다”며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북한이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및 핵탄두 개발에 성공할 것인지 여부와 2012년의 한국 대선 등을 주요 변수로 꼽으면서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 수행 능력 평가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