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영락교회(3)] 이철신 목사의 복지 비전
입력 2010-03-25 18:21
이철신(사진)영락교회 담임목사는 한경직 선대 목사에 대해 “예수님의 삶을 이 시대에서 가장 가깝게 따라가신 분”이라면서 “한 목사님께서 교인들을 잘 훈련시키신 덕으로 현재도 교회와 재단이 복지사업을 하기에 아무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24일 영락교회 담임목사실에서 만난 이 목사는 한 목사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흉내 내기 어려운 분”이라고 운을 뗐다.
“당시 최고의 엘리트 중 엘리트였는데도 가난한 사람, 약자에 대한 사랑이 깊었지요. 1945년 월남 후에 당장 교회 건물이 없는데도 텐트를 치고 피란민들에게 밥부터 해 먹이셨다니까요. 교회의 유력한 성도보다는 가장 돈 없고 약한 사람들을 먼저 찾아가신 그 사랑을 저도 흉내 내 보려고 노력하는데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목사는 1997년 부임을 앞두고 처음 교회에 왔을 때를 회상하며 “제가 생각한 이미지와 다르게 너무 어두컴컴하고 낡아서 좀 놀랐었다”고 털어놨다. 한 목사가 교회를 꾸미는 데는 지독히도 인색했던 반면 다른 개척교회를 돕거나 복지시설을 만드는 데는 거액을 쾌척하곤 했던 때문이다.
“교회 초창기에는 한 목사님의 그런 방식에 불만을 가진 성도도 소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성도들도 그 정신이 귀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하도 단련이 돼서 이제는 당회부터가 복지시설 짓는다, 누굴 돕는다 하면 척척 동의를 해주니까요.”
이 목사는 점차 노인은 늘고 고아는 줄어들고, 탈북자와 도시빈민, 해외 이주민 등 새로운 약자층이 형성되는 사회적 특징들을 짚으며 “우리 교회가 담당해야 할 복지가 아직도 많다”고 말한다. 이 같은 약자들의 목소리를 앞으로도 귀담아 들으면서 재단과 시설들을 예수님의 정신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안타까운 것은 사명감을 가지고 오래 근무하는 젊은 직원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그러나 이 목사는 그들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교회학교에서부터 예수님을 닮은 청년들을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