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펜 22개로 건보법안 서명… 왜

입력 2010-03-24 18:5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건강보험 개혁법안 서명에 자그마치 22개의 펜을 사용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이뤄진 서명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왼손으로 법안에 서명을 하면서 계속 펜을 교체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주요한 법안을 서명할 땐 법안 내용 및 추진과 관련 있는 인사들을 참석시키고, 이들에게 기념품으로 주기 위해 여러 개의 펜을 사용하는 게 관례다.

백악관 측도 서명이 끝난 뒤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들에게 서명한 펜을 기념품으로 소장하도록 선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유독 많은 펜이 사용됐다. 그만큼 건보개혁 추진에 공로를 세운 사람이 많았고, 그만큼 추진 과정이 어려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역사적인 서명이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백악관은 서명 펜을 선물 받을 사람이 해리 리드 원내대표 등 상원의원 5명,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하원 8명,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등이다. 건보개혁 주무장관인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 고(故)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부인 빅토리아 케네디 여사, 필 실리로 백악관 의회담당 보좌관, 낸시 앤 드팔 백악관 건보개혁국장, 가톨릭보건협회(CHA) 회장인 캐럴 케헌 수녀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도 하나를 소장하고, 2개는 박물관으로 보내지게 된다. 서명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암과 마지막까지 투병하면서도 보험회사와 시시비비를 따졌던 내 어머니를 대신해 나는 이 개혁법안에 서명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