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율 40년 만에 최저… 만혼현상은 최고
입력 2010-03-24 21:50
금융 위기가 지난해 혼인율에도 영향을 줬다. 경제 사정을 이유로 혼인 건수가 2년째 급감했고, 초혼 연령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촌 총각의 국제결혼도 덩달아 줄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09년 혼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혼인은 31만여건으로 전년보다 1만8000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는 2003년 약 30만3000건으로 집계된 이후 2006년 ‘쌍춘년’과 2007년 이른바 ‘황금돼지해’를 거치면서 약 34만4000건까지 높아졌다가 다시 2년 연속 내리막이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도 지난해 6.2건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았다. 1980년(10.6건)과 비교하면 29년 만에 4.4건이나 줄었다.
이 같은 혼인율 하락은 금융 위기로 인한 경기 위축과 함께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의 진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노인 인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혼인 연령층의 비중이 감소해 혼인율 저하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경제 위기의 여파로 혼인을 미룬 것도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초혼 연령도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1.6세, 여자 28.7세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0년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대학과 대학원 등의 진학률이 높아져 사회진출 시기가 늦어진 데다 청년층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해석된다. 또한 20대 후반(25∼29세) 남자의 혼인율(해당연령 남자 1000명당 혼인 건수)이 48.0건으로 처음으로 50건대가 무너졌으며, 여자의 경우도 20대 후반의 혼인율 저하가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농촌 총각과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도 하락세다. 지난해 결혼한 농림어업 종사자 5640명 가운데 외국 여성과 혼인한 사람은 35.2%인 1987명이었다. 이는 전년(38.3%)보다는 3.1% 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외국 여성의 국적은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순이었다. 한국 내 외국인과의 결혼 건수도 2005년(4만2356건)을 정점으로 4년째 줄면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0% 감소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