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일조차 하지 말란 말이냐”

입력 2010-03-24 18:42


지방 방문 ‘선거운동’ 비난에 “정치적 판단 없다” 해명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자신의 지방행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는 야당의 비판을 적극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업무보고에서 “선거운동 하러 다니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얘기했겠지만, 저는 선거가 있다고 대통령이 일 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5년 동안 선거가 없는 해가 없다. 내년에는 보궐선거, 그 다음해에는 총선, 대선이 있다”며 “저는 열심히 해서 국운이 상승하는 기운이 있을 때 열심히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어떤 정치적 판단도 하지 않는다. (나는) 오로지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지역이 발전하는데 기여하는,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정치적 성향이 어떻든 간에 일 잘하는 시·도지사를 적극 밀어주겠다”고 말했다. 김완주 전북지사가 비록 민주당 소속이지만 일을 잘하면 당적에 관계없이 지원해주겠다는 얘기로,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전선거운동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 산업단지의 기업 입주 땅값을 낮춰 달라는 전북도의 건의에 “정당한 요구”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검토한다’고 하면 안 되는 의미지만, 내가 검토하라고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되는 방향으로 하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동진강, 만경강의 하천정비 사업 지원을 요청받고 “죽어가는 강을 살리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강이 썩어가면서 생명체도 죽고 있다. 강을 살리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전북 방문은 2008년 5월 업무보고 청취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일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오해 받을 만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말”이라고 논평했다. 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전국을 다니면서 업무보고 명목으로 발언하는 것은 중립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현 정권의 오만과 독선의 한 행태”라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이 대통령의 지방 업무보고 발언 일부 내용이 직위를 이용한 선거개입 및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며 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남도영 강주화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