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업계 1위 하이마트에 ‘도전장’

입력 2010-03-24 21:24


롯데마트가 가전전문점 1위 하이마트에 도전장을 냈다. 대형마트가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앞세워 가전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롯데마트는 24일 서울 구로동 구로점 지하 1층에 2840㎡(860평) 규모의 체험형 가전매장 ‘디지털파크’ 2호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가전전문점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존 점포나 신규 점포에 디지털파크를 차례로 입점시키고 롯데마트와는 별도로 단독 점포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춘석 상품본부장은 이날 구로점 매장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디지털파크 1호점의 매출과 고객의 반응이 기대이상”이라며 “2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가전전문점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장한 2호점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서울역점 디지털파크(1190㎡)보다 매장 면적은 2배 이상 넓고 취급 상품은 3배 이상 많다. 가전 상품뿐 아니라 악기, 음반, 자전거, 문구류까지 판매하는 등 취급 품목만 1만1000여개에 달한다.

디지털파크는 상품진열과 판매기법에서 기존 가전전문점과 차별화했다. 기존 가전매장에서는 고가의 소형 상품 분실이나 도난을 막기 위해 유리진열대 내부에 보관하고 필요시 직원이 꺼내 보여 주는 방식이지만 디지털파크는 가전 상품을 최대한 오픈해 진열하고 고객이 직접 사용해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마트가 가전전문점 사업에 본격 뛰어든 것은 고객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 서울역점 디지털파크는 지난해 11월 5일부터 지난 22일까지 140여일간 6만5000여명이 방문해 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 평균 470여명이 매장을 찾아 1인당 12만5000원어치의 상품을 구매한 셈이다. 전국 롯데마트 가전매장 중 구매고객수와 매출 모두 최고 수준이다. 디지털파크 전환 이전과 비교해도 전체 매출은 54% 늘었고 판매량과 구매 고객수도 각각 48%, 34% 증가했다.

최 상품본부장은 “가전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체험형 가전 전문 매장을 선보이게 됐고 2000평 규모의 대형매장도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가전 전문매장의 본격적인 운영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디지털파크는 가전 양판점보다 경쟁우위에 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앞으로 영업면적 3300∼6600㎡(1000∼2000평) 규모의 매머드급 매장을 지속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당장 하반기에 청량리 역사 복합 쇼핑몰 내에 3640㎡(1100평) 규모의 디지털파크 3호점이 문을 연다. 가전 상품 8000여개 품목을 비롯해 1만5000여개 상품을 판매하는 복합 카테고리 매장으로 운영된다. 체험 품목을 더욱 늘려 오디오나 스피커, 홈시어터 등도 고객이 성능을 시험해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가전전문점 1위는 하이마트다. 전국에 275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2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25%다. 이외에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LG전자 ‘베스트샵’, 전자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생활 가전 소품 등은 디지털파크에서 손쉽게 살 수 있을지 몰라도 대형가전은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이 상주하며 친절하게 상담해주는 하이마트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며 “이미 전국 핵심 상권에 하이마트 매장이 들어서있기 때문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